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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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방에서 그를 안고 누웠다.
하루 종일 모자를 쓰고 있어 잔뜩 눌린 머리카락과 빳빳하게 굳은 목과 다른 곳보다 온도가 낮은 등의 문신 자국을 만졌다. 그도 나의 어깨를 감싸안았다. 우리는 작은빈틈도 없이 서로를 꽉 안은 채로 잠시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비로소 나의 몸이며 가슴의 형태, 팔의 길이 같은 것이 그와 맞아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 같았고, 내 가슴에 닿아 있는 그의 따뜻한 머리통이, 이마가 마치 우주를안고 있는 것처럼 거대하고 소중하게 느껴졌다. 피부로느껴지는 그의 체온과 귓가에 울리는 호흡에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나는 나 자신을 잊어버렸다.
나는 내가 아닌 존재로, 아무것도 아닌 채로 순식간에그라는 세상의 일부가 되어버렸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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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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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그거 좋지. 그러나 이거 하나는 기억하게 기회는 기차와도 같아.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지.
기차는 매일 매시간 돌아오는데 도대체 무슨 개 같은소리일까 생각하며, 그렇게 나의 첫번째 회사생활을 정리했다. -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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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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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때에 맞춰 블루베리를 사다 놓던 재희, 내가 만났던 모든 남자들의 이름과 얼굴을 기억하는 내 연애사의 외장하드 재희. 아무 데서나 담배를 피우며, 가당찮은남자만 골라 만나는 재희.
모든 아름다움이라고 명명되는 시절이 찰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가르쳐준 재희는, 이제 이곳에 없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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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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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의 부고 문자를 받은 건 그즈음이었다. 교통사고라고 했다. 그토록 아끼던 K3가 결국 관이 되어버렸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났을 때 비로소 나는 그와 내다볼 수 없을 만큼의 긴 미래를 상상해왔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내게 보낸 문자의 내용은 이러했다.
집착이 사랑이 아니라면 난 한번도 사랑해본 적이 없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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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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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고, 재희와 나는 인천공항에서 재회했다. 그녀는 입국장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트렁크를 내팽개친 채 달려와 나를 안았다.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나는 담배 냄새를 맡으며 나는 비로소 우리가 다시 함께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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