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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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자라면서 남의 일은 대충대충 하는 게 사람 본성이라 확신하는 어머니가 아버지 앞을 가로막고 나섰다.
"오죽흐먼 나헌티 전화를 했겄어, 이 밤중에!"
또 그놈의 오죽하면 타령이었다. 사람이 오죽하면 그러겠느냐는 아버지의 십팔번이었다. 나는 아버지와 달리 오죽해서 아버지를 찾는 마음을 믿지 않았다. 사람은힘들 때 가장 믿거나 가장 만만한 사람을 찾는다. 어느 쪽이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힘들 때 도움받은 그 마음을 평생 간직하는 사람은 열에 하나도 되지 않는다. 대개는 도움을 준 사람보다 도움을 받은 사람이 그 은혜를 먼저 잊어버린다. 굳이 뭘 바라고 도운 것은 아니나 잊어버린 그마음이 서운해서 도움 준 사람들은 상처를 받는다. 대다수의 사람은 그렇다. 그러나 사회주의자 아버지는 그렇다한들 상처받지 않았다.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사회의 구조적 모순 탓이고, 그래서 더더욱 혁명이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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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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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운 기억을 신이 나서 말할 수도있다는 것을 마흔 넘어서야 이해했다. 고통도 슬픔도 지나간 것, 다시 올 수 없는 것, 전기고문의 고통을 견딘 그날은 아버지의 기억 속에서 찬란한 젊음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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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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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짓가랑이에 붙은 먼지 한톨조차 인간의 시원이라 중히 여겨 함부로 털어내지 않았던 사회주의자 아버지는 마침내 그 시원으로 돌아갔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참으로 아버지답게 마지막까지 유머러스하게. 물론 본인은전봇대에 머리를 박는 그 순간에도 전봇대가 앞을 가로막고 서 있다고는 믿지 않았을 것이다. 민중의 한걸음 한걸음이 쌓여 인류의 역사를 바꾼다는 진지한 마음으로 아버지는 진지하게 한발을 내디뎠을 것이다. 다만 거기, 전봇대가 서 있었을 뿐이다. 무심하게, 하필이면 거기. 이런젠장.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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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20년도에 정세랑의 소설을 꽤 많이 읽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표지가 만화같은 느낌이 들면서


예전 정세랑 소설의 통통튀는 느낌이 떠올라 오랜만에 구입했다. 


내가 한동안 그녀의 소설을 읽었던 시기가 


그녀의 집필 에너지가 폭발하던 시기였구나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아라의 소설에 실린 짧은 소설들 보다


작가의 말이 마음에 남았다.


누구나 자신의 에너지가 폭발하는 시기에 그것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상황이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참 예쁘다 생각했다. 


정세랑처럼 그러지 못하는 작가가 수도 없이 많으니 말이다. 


202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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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의 소설
정세랑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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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텅 비었다. 입구에 마음에 드는 우산이 기대어 서 있는 정도다. 우산 손잡이의 실밥 하나가 신경쓰인다. 가지런하고 건조하게, 화살표는 안으로 향한다. 미니멀리즘은 이 시대의 실용주의며, 허영이아니라 생존 방식이다.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이있고 영영 이해 못 할 사람들이 있을 터였다. 후자가그간의 착취 방식이 먹히지 않고 젊은 세대가 다른방향을 향하는 게 못마땅해 동동거리는 걸 보며, 아라와 아라의 친구들은 화가 난 채 웃을 것이다.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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