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진짜 귀신같지 않냐?혜진이 말했고 혜영은 말없이 다음 말을 기다렸다.진짜 귀신같은 게, 내가 언제 약간 행복해지고 내가 언제 약간기분좋아지는지를 딱 노리고 있다가, 딱 재 뿌리는 시점을 엄마는귀신같이 아는 것 같아.엄마가 무슨……………. 뭘 그렇게 노리고 뿌리고...... 그러다 혜영은쿡 웃었다. 그럴 만큼 남의 일에 부지런한 분 아니야. - P154
그때라・・・・・・ 현수가 하늘을 한 번 보고 소미를 보았다. 그때 우리는 젊었으며.... 두렵고 또 두려웠지.저게 무슨 말인가, 소미는 멍하니 생각했다. 아니 무슨 아직도저런 말을 하고 있나,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현수가 담뱃갑에서담배 한 개비를 꺼내 소미에게 내밀었다. 그 동작이 너무 자연스러워 소미도 자연스레 받아서 입에 물었다. - P122
베르타는 비웃듯이 입가를 비틀었다. 조금 전 성당 안뜰에서 그들은 당장 내일이라도 빅토르의 병원에 달려가 봉사할 듯이, 앞다투어 소피아의 입양을 주선할 듯이 떠들어댔지만 내일이 되면 그들 중 누구도 마리아의 얘기를 꺼내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조금도 믿지 않으면서 무엇을 위해 그런 허튼소리들을 내뱉은 것일까. - P113
나를 지키고 싶어서 그래. 관심도 간섭도 다 폭력 같아. 모욕 같고. 그런 것들에 노출되지 않고 안전하게, 고요하게 사는 게 내 목표야. 마지막 자존심이고 죽기 전까지 그렇게 살고 싶어. - P75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강철은 어떻게든 단련돼.너는 왜 연극이 하고 싶어?나는 왜든 연극이 하고 싶어.너는 어떤 소설을 쓸 거야?나는 어떤 소설이든 쓸 거야.정원과 나는 이런 대화법을 의젓한 사슴벌레식 문답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뒤집힌 채 버둥거리며 빙빙 도는 구슬픈 사슴벌레의모습은 살짝 괄호에 넣어두고 저 흐르는 강처럼 의연한 사슴벌레의 말투만을 물려받기로 말이다. - P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