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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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나는 ‘사람‘을 지키고 싶었는데 요즘은 자꾸 ‘재산‘을 지키고 싶어집니다. 그래야 나도 내 가족도 지킬 수 있을 것 같은 불안이 들어서요. 그런데 얄궂게도 남의 욕망은 탐욕 같고 내 것만 욕구처럼 느껴집니다. 기본욕구, 생존 욕구할 때 그런 작은 것으로요. 그런데 그곳에 생존이란 말을 붙여도 될까, 그런 건 좀 염치없지 않나 자책하다가도, 자본주의사회에서 모두에게 떳떳한 선이란 과연 어디까지일까 반문합니다. 얼마 전 남편이 내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잘살게 되면 남을 돕고 살자." 그런데 여보, 우리가 잘살게 되면 우리가 ‘더‘
잘살고 싶어지지 않을까? 그때도 이웃이 생각날까? 그저 약간의 선의와 교양으로 가끔 어딘가 기부하고, 진보 성향의 잡지를 구독하는 정도로 우리가 좋은 이웃이라 착각하며 살게 되지는 않을까? 그러자 한동안 피하고 싶었던 무겁고 부담스러운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말 그대로 그것,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그게 나라면, 이 시장에서 이익을 본 게 나라면, 지금도같은 질문을 할 수 있었을까? 대놓고 기뻐하거나 자랑하지는못해도 적어도 깊은 안도감 정도는 느끼지 않았을까? 하고요.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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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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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네 집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길, 평소보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분명 좋은 소식인데, 그것도 내가 아끼는 학생의 일인데, 마음이 허전하고 휑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거리에는 노란 은행나무 잎사귀들이 가득 떨어져 있었다.
내가 연민하던 대상이 혼자 반짝이는 세계로 가버렸기 때문일까? 아니, 나는 시우를, 시우 어머니를, 그들이 사는 집을 내려다본 적 없는데. 그럼 마주보는 건 괜찮지만 올려다보는 건 싫은 걸까?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시우에게 좋은 일이잖아. 좀더 나은 일. 그런데도 시우 어머니가 ‘새집으로 계속 와주실 수 있느냐‘ 물었을 때 왜 흔쾌히 대답 못한 걸까? 지금보다 십오분 더 멀어져서? 정말 그것 때문에? 순간 손에 쥔휴대전화에서 진동음이 울렸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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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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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 들어서자마자 나는 작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노란등 아래서 은은한 형광녹색으로 빛나는 잔디며 더도 덜도 없이 딱 그 자리에 있어 풍경을 미적으로 만드는 수목이 근사해서였다. 더도 덜도 아닌 적절함.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나도무수한 시안을 버려봐서 알았다. 힘겹게 만든다 한들 반드시채택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잔디 위 널돌을 밟고 안으로 더깊숙이 들어가자 일층짜리 단정한 목조 주택이 자태를 드러냈다. 더운 나라 건물답게 시원하고 개방적인 느낌을 주는 집이었다. 돈이 아니라 감으로 꾸민 집. 것도 단순한 감이 아니라 훈련된 미감으로 꾸린 데란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오랜시간 햇빛과 바람, 빗물에 색이 바래 순한 나뭇결을 드러낸 문틀과 창틀, 고상하되 전혀 기름진 티가 나지 않는 담박한 그릇장, 세간의 배치와 배색, 그럴 리야 없겠지만 투숙객이 혹 초록에 물릴까 다홍과 주홍을 살짝 섞은 간이 화단까지 모든 게적절했다. 주위를 둘러보다 결국 어떤 공간을 우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는 ‘낡음‘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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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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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당신이 누군가에게서 뭔가 뺏고 싶다면 그에게 먼저 그걸 주어라‘라는 법칙이었다. 그래서 이연은 지금도 소설이나 연극,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너무 행복한 표정을 지을때면, 사랑이나 어떤 성취 혹은 명예 앞에서 너무 벅찬 감정을 표할 때면 어김없이 ‘저 사람 곧 저걸 잃어버리겠구나‘ 예감하곤 했다. 이연은 오대표의 눈을 빤히 바라보다 어떤 주문을 외듯, 마치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과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그 사랑을 어서 잃고 싶어하는 연인처럼 달뜬 목소리로말했다.
-좋았어요.
-너무너무 좋았어요, 정말.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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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인가 재작년에 책 읽기 프로젝트를 하면서 


한 학생이 추천했던 책이다. 


그냥 청소년 소설 정도로 생각하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읽어야지 했는데, 


몇 년이 지나서야 읽게 되었다. 



제목처럼 도담과 해솔의 인생에 


급류처럼 빨려 들어가 


멈추지 않고 순식간에 읽었다. 


사랑도 인생도 그 속에서의 감정도


급류같다는 생각을 했다. 


20250705


p.s : 오랜만에 토요일 오전 도서관에서 


재미있는 책을 한 달음에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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