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리커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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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 안 해. 누군가는 꼭 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내가 한다는 핑계도 대지 않아. 개개인의 정의실현이라면 그거야말로 웃다 숨넘어갈 소리지. 하지만 말이다. 쥐나 벌레를 잡아주는 대가로 모은 돈을, 나중에 내가 쥐나 벌레만도 못하게 되었을 때 그런대로 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닌 것 같구나.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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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호위
조해진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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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그런 사람을 상상해봅니다. 이도시의 시립병원에서 태어난 뒤 도시 안에 있는 학교와 직장을 다니다가, 생애가 소진될 즈음 다시 그 시립병원으로 돌아가 임종을맞은 사람, 그러니까 이 도시에 있는 건물들을 옮겨 다닌 물리적인이동이 삶의 전부인 사람...... 어쩌면 그런 삶이 이 세계의 표준인지도 모르겠어요. 여러 나라의 국경을 넘어 지금은 이곳에 있지만제 삶에도 새로운 것은 없으며 그저 몇개의 동일한 일상과 감정이반복되고 있을 뿐이니까요.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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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호위
조해진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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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한나에게는 스스로 세운 세개의 규칙이 있었다. 비밀을나누는 친구를 사귀지 않을 것, 미래를 공유할 애인을 만들지 않을것, 마지막으로 죄의식을 고백할 수 있는 신을 믿지 않을 것. 이규칙들만 지켜나간다면 인생에서 견디기 힘든 배신감이나 일상을 흔들어놓는 절망감은 피해갈 수 있을 거라고 한나는 믿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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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호위
조해진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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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라는 화제는 장난처럼 시작됐지만, 그날 고모는 내내 진지했고 조금은 절박해 보이기까지 했다. 서군을 처음 만난 날부터그의 원고와 관련된 사건들, 대전교도소 앞까지 갔다가 되돌아온일과 오랜 시간 뒤에 거짓말처럼 걸려왔던 한통의 전화까지, 고모는 마치 훼손되어가는 기억을 안전한 시험관에 담아 보관하고 싶다는 듯 서군과 관계된 모든 일을 쉬지 않고 내게 쏟아냈다. 믿어지니? 긴 이야기의 끝에서 고모가 나른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렇게나 늙고 병들었는데도, 아침에 눈을 뜨면 내가 있는 곳은 여전히그 봄밤의 태영음반사야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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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호위
조해진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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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하는 한 거울 속 풍경도 결코 바뀌지 않을 무용한 사물...... 영레이디, 슬퍼하지마. 접촉사고 이후 태호가 보인 반응까지 털어놓자 안젤라는 내 손등을 어루만지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안젤라의 가장 뛰어난 마술이 펼쳐진 건 그때였다. 실수에는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그녀는 말했다. 아니, 꼭 그렇게 말한 건 아니었지만 나는 그녀의 눈빛에서 분명 그 문장을 읽었다. 그녀는 언어가 아닌 눈빛으로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전할 줄 알았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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