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진심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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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노년의 모습이 거기 있었다. 관성이 되어 버린 외로움과 세상을향한 차가운 분노, 그런 것을 꾸부정하게 굽은 몸과 탁한 빛의얼굴에 고스란히 담고 있는 모습. 나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
타인을 보며 세상으로부터 버려지는 나의 미래를 연상하고 싶지는 않았다. 복희는 노파의 이름일까. 아마. 외롭고 뚱뚱한 노파가 거주하는 간판에 기록된 이름, 나는 운동화 끝으로 바닥을 툭툭 치며 그렇게 속으로 되뇌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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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수업 - 따로 또 같이 살기를 배우다
페터 볼레벤 지음, 장혜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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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숲의필요성을 잘 아는 나무들은 공평한 분배와 정의를 매우 중요시한다. 아헨 공과대학의 바네사 부르셰Vanessa Bursche는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너도밤나무 숲에서 광합성과 관련하여 매우 특별한 사실을 발견하였다. 모든 나무가 동일한 성과를 올리도록나무들이 서로서로 보폭을 맞추는 것이다. 이것은 절대로 당연한 사실이 아니다. 실로 매우 놀랄 만한 사건이다. 모든 너도밤나무의 위치는 제각각이다. 다시 말해 너도밤나무가 서 있는자리가 돌이 많은 땅일 수도 있고 부드러운 흙일 수도 있다. 물이 많을 수도, 물이 거의 없을 수도 있고, 영양분이 풍부할 수도, 정말로 황폐한 땅일 수도 있다. 불과 몇 미터 차이를 두고도 성장 조건이 천양지차로 달라질 수 있다. 당연히 조건에 따라 성장 속도도 달라질 것이며 만들어 내는 당분이나 목질의양도 달라질 것이다. 그런 사실을 생각한다면 앞의 연구 결과는 더더욱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무의 굵기는 달라도 모든너도밤나무 동료들의 잎이 빛을 이용하여 생산하는 당의 양은비슷비슷하다. 이런 균형과 조절은 지하에서 뿌리를 통해 일어난다. 그곳에서 활발한 교류가 일어나 많이 가진 자는 주고, 가난한 자는 친구의 도움을 받는다. 균류들 또한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원활한 분배를 돕는다. 인간 사회의 복지 시스템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사회의 개별 구성원들이 너무 깊은나락으로 추락하지는 않도록 막아주는 사회 안전망 말이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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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진심
조해진 지음 / 민음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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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집이니까요.
서영의 두 번째 이메일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름은 우리의 정체성이랄지 존재감이 거주하는 집이라고 생각해요. 여기는 뭐든지 너무 빨리 잊고, 저는 이름 하나라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사라진 세계에 대한 예의라고 믿습니다.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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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수업 - 따로 또 같이 살기를 배우다
페터 볼레벤 지음, 장혜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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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나무들은 그런 사회적 존재가 되었을까? 왜 자신의 영양분을 다른 동료들과, 나아가 적이 될 수도 있는 다른 개체들과 나누는 것일까? 이유는 인간 사회와 똑같다. 함께하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나무 한그루는 숲이 아니기에 그지역만의 일정한 기후를 조성할 수 없고 비와 바람에 대책 없이 휘둘려야 한다. 하지만 함께하면 많은 나무가 모여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고 더위와 추위를 막으며 상당량의 물을 저장할 수 있고 습기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 환경이 유지되어야 나무들이 안전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다. 그런데 그러자면 어떤대가를 치르더라도 공동체를 유지해야 한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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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미술관1>을 엄청 재밌게 읽어서 2권도 궁금했는데, 이제서야 2권을 읽게 되었다. 


하루에 한명의 작가씩 읽고, 그들의 그림을 찾아 보았다. 작가의 그림에는 작가의 삶이 녹아 있고, 그의 생각과 철학, 인생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서 나는 나의 생각과 삶이 무엇으로 발현되고 있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저자가 그런 인물들만 뽑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조원재의 시선이 그런건지는 잘 알 수 없으나 1권에 비해 2권에 나온 우리나라 작가들은 미술을 사랑하고 열정적인 부분은 1권의 작가들과 동일한데, 뭔가 선한 마음이 훨씬 더 느껴졌다, 보통 작가라고 하면 살짝 기괴하고 저만 알고, 예술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돌아보지 않아서 이기적이면서도 살짝 또라이 같은 면모가 있는데, 우리나라 작가에서는 선하고 착한 마음,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느껴져서 아이고~ 이래 살아서 어찌 미술해서 먹고 살겠나 하는 걱정이 드는 작가가 있었다. 그래서 미술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가난하거나 가난해 지는 건가? ㅋㅋ


2023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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