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노년의 모습이 거기 있었다. 관성이 되어 버린 외로움과 세상을향한 차가운 분노, 그런 것을 꾸부정하게 굽은 몸과 탁한 빛의얼굴에 고스란히 담고 있는 모습. 나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타인을 보며 세상으로부터 버려지는 나의 미래를 연상하고 싶지는 않았다. 복희는 노파의 이름일까. 아마. 외롭고 뚱뚱한 노파가 거주하는 간판에 기록된 이름, 나는 운동화 끝으로 바닥을 툭툭 치며 그렇게 속으로 되뇌었다. - P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