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는 식물 같다. 영상이 어디든 나를 쫓아오는 강아지같다면, 라디오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느티나무다. 한참 라디오를 듣지 못하고 바쁘게 지내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켜 보면,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다. 중학교 때는 번듯한 레코드 가게 하나 없는 지방에 사는 서러움을 달래기 위해, 고등학교 때는 심야 라디오에서 새로운 곡을 알아 가는 재미 때문에, 군대에 있을 때는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라디오를 들었다. - P133
신발의 상태로 그 사람의 직업이나 마음의 상태를 추측해 보곤 한다. 한겨울에 샌들을 신은 사람은 신발을 잘못 고른 걸까, 땀이 많은 걸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상상은 점점 깊어진다. 진흙이 묻은 슬리퍼를 신은 남자를 봤을 때는살인 사건이 등장하는 아주 긴 이야기를 상상하기도 했다. - P97
내 도형 해석 : 처음엔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가 출구를 찾는것 같다가 둥글둥글한 맛을 느꼈는데, 뒤로 갈수록 다양한맛의 롤러코스터를 느낄 수 있었다. 쭈우욱 오랫동안 지속된뒷맛. - P78
형광등이 깜빡거리면서 내는 소리,고무공이 바닥에 튀는 소리,턴테이블 위에서 LP가 돌아가는 소리,냉장고의 얼음이 움직이는 소리,컵 속의 얼음이 녹으면서 내는 소리,자동차의 트렁크가 닫히는 소리,고구마가 튀겨지는 소리.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소리가 있는지 모른다. 녹음한 소리을 하나의 파일로 만들어서 가끔 들어 보면 보물 창고에 들어서는 듯한 느낌이 든다. - P54
현재의 삶에 갇혀 더는 생각이 자라지 않을 때는 어떻게하는가? 생각하는 대로 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용기가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어떤 용기를 내야 할지 모를때, 나는 다른 사람의 생각이 축적된 책을 읽거나 새로운 걸시도하고 배운다.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감성적으로 대책 없이 골라잡든 일단 뭐라도 읽고 배운다. - P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