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파랑 -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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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이 이야기의 결말이자, 나의 최후이기도 하다.
나는 지금 떨어지고 있다. 일반적인 속도라면 떨어지는 데 3초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3초보다 몇 곱절은 더긴 시간 동안 천천히, 조금씩 하늘에서 멀어지고 있다. 땅에 닿는 순간 충격이 몸에 전해지더라도 아프지는 않겠지만, 몸이 부서지는 걸 피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다. 고통을 느낄 수 없다는점이 누군가는 내 존재 이유며 최대의 장점이라 말했지만 아무래도 그 말은 틀렸다고 본다. 내가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면 이렇게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내 최후도 맞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내가 추론해낸 바를 말하자면, 고통은 생명체만이 지닌 최고의 방어 프로그램이다. 고통이 인간을 살게 했고, 고통이 인간을성장시켰다. 내가 이것을 깨닫게 된 이유는 물리적인 것과 비물리적인 것으로 나뉜다. 내가 떨어지는 동안 이 이야기를 전부 다할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지금 나에게는, 최후까지 아주 길게 늘어진 시간이 있으니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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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말 - 수도생활 50년,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이해인 지음, 안희경 인터뷰어 / 마음산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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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는 ‘80년 광주‘라는 멍울을 안고 있잖아요. 제 첫시집이 1976년에 나왔는데, 그때도 그렇고, 내가 1985년도에 서강대 대학원을 졸업할 무렵까지 서울에서 학교 다닐때도 가두시위가 많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이토록 울분에 차 있는데, 왜 내 시집을 읽을까?‘ 너무도 의아했어요. 당시에 종로서적에서 처음으로 판매 순위를 1등부터 10등까지 내걸기 시작했는데, 제 책들이 계속 1, 2, 3,
4위에 있는 거예요. 너무나 민망했습니다. 제책이 순위에안 들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현실 참여적인 시를 쓴 것도아니고, 그저 수도원에 있는 무명의 시인인데 왜 이토록 사람들이 내 시를 읽을까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아! 사람들에게 내 시가 주는 그런 위로가 필요하구나‘ 느끼게 됐죠.
미문화원 방화 사건이 일어나면서 당시 정권에서 해방신학책을 못 읽게 하고 잡아가 고문했을 때, 사람들이 해방신학책을 뺏기지 않으려고 우리 수도원에 맡겨놓은 일도 있습니다. 박노해 시인은 감옥에서 제게 본인의 책 앞 페이지에 편지를 써 보냈습니다. 시대를 아파하던 여러 분들이 수도원에서 위로받고자 하셨어요.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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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의 말 - 수도생활 50년,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이해인 지음, 안희경 인터뷰어 / 마음산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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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60년 이상 살았으면 오래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이라도 선생님의 마음 안에서 수술을 먼저 하고 싶으면수술을 하시고 방사선 치료를 먼저 하고 싶으면 방사선치료를 하세요. 결과가 안 좋게 나오더라도 저는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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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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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당신을 위한 사랑 이야기이다.

아무도 묻지 않았지, 우리가 아직 무명이었을 때
우리가 살고 싶은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
지나는 많은 것을 기대했지만
내가 뭘 원하는지 알지 못했어…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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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토끼 (리커버)
정보라 지음 / 아작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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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이미 지나간 전쟁을, 이미 사라져버린 수용소를 평생 두려워하면서 자기가 스스로 만들어낸 수용소 안에서 살고 있었던 거야. 할아버지는 죽고 난 뒤에야 정말로 자유롭게 자기 도시의 거리를 걸을 수 있게 됐어."

소원을 빌 수 있다면
나는 아주 조금만 행복해지고 싶어
너무 많이 행복해지면
슬픔이 그리워질 테니까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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