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의 말 - 수도생활 50년, 좋은 삶과 관계를 위한 통찰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이해인 지음, 안희경 인터뷰어 / 마음산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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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세대는 ‘80년 광주‘라는 멍울을 안고 있잖아요. 제 첫시집이 1976년에 나왔는데, 그때도 그렇고, 내가 1985년도에 서강대 대학원을 졸업할 무렵까지 서울에서 학교 다닐때도 가두시위가 많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이토록 울분에 차 있는데, 왜 내 시집을 읽을까?‘ 너무도 의아했어요. 당시에 종로서적에서 처음으로 판매 순위를 1등부터 10등까지 내걸기 시작했는데, 제 책들이 계속 1, 2, 3,
4위에 있는 거예요. 너무나 민망했습니다. 제책이 순위에안 들게 해달라고 기도했어요. 현실 참여적인 시를 쓴 것도아니고, 그저 수도원에 있는 무명의 시인인데 왜 이토록 사람들이 내 시를 읽을까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아! 사람들에게 내 시가 주는 그런 위로가 필요하구나‘ 느끼게 됐죠.
미문화원 방화 사건이 일어나면서 당시 정권에서 해방신학책을 못 읽게 하고 잡아가 고문했을 때, 사람들이 해방신학책을 뺏기지 않으려고 우리 수도원에 맡겨놓은 일도 있습니다. 박노해 시인은 감옥에서 제게 본인의 책 앞 페이지에 편지를 써 보냈습니다. 시대를 아파하던 여러 분들이 수도원에서 위로받고자 하셨어요.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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