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그들의 마지막일 수 있으니까."
왜 그토록 위험한 촬영을 했느냐는 제비의 물음에 석영은 그렇게 답했다. 어처구니가 없어 제비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 아줌마들 겨우 50대 초반 같던데, 뭐가 마지막이라는 거예요?"
제비는 조금 화가 났다. 그리고 혼란스러웠다.
"내가 한 말이 아냐 스테판 거츠가 한 말이지."
석영은 사진기가 든 가방을 카운터에 내려놓았다. 그는 실눈을뜨고 목소리를 굵게 만들어 누군가를 흉내 냈다.
"‘이 피난, 이 총격, 이 경계 행위가 그들의 마지막이군.‘ 어떤때, 그런 직감이 듭니다. 그러면 나는 사진기를 들고 그들을 따라가요. 슬프게도 그런 예감은 대체로 들어맞죠." -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