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리커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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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옷은 터무니없이 비싸다던데 그걸론•모자라지나 않았을까. 아이의 뺨과 귀 사이에 난 작고 귀여운 점을 보고 조각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걸린다. 아이의팽팽한 뺨에 우주의 입자가 퍼져 있다. 한 존재 안에 수렴된시간들, 응축된 언어들이 아이의 몸에서 리듬을 입고 튕겨나온다. 누가 꼭 그래야 한다고 정한 게 아닌데도, 손주를 가겨본 적 없는 노부인이라도 어린 소녀를 보면 자연히 이런감정이 심장에 고이는 걸까. 바다를 동경하는 사람이 바닷가에 살지 않는 사람뿐인 것처럼. 손 닿지 않는 존재에 대한정의로 채워지지 않는 감각을 향한 대상화.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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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리커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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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구르는 마른 낙엽 같은 인간들이라도 너 자신의모든 역량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려서 상대해.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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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리커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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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얼굴에 드러나는 사람은 이거 오래 못 해. 그것이분노가 되었든, 거짓말에서 비롯한 긴장이나 후회가 되었든.
상관없어. 특히 모욕을 견디는 일이 제일 중요하지. 왜냐면너는 여자고, 그만큼 현장에서 모욕을 아무렇지 않게 넘겨야 할 일이 많을 테니까.
그러더니 류는 무방비 상태의 그녀 얼굴에 다짜고짜 무거운 유리 재떨이를 날렸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피했지만 예고는커녕 낌새도 없었던 일이라 그것이 머리카락 끝부분을스쳐 벽에 날아가 박살 난 파편에 얼굴을 긁히는 것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까 여기서 피하면 안 된다고. 아무 때나 까지른다고 반사 신경이 좋은 게 아니야. 중요한 건 상황을 파악하는능력이지. 이게 만일 목표물이 제 분을 못 이기고 던진 거라면 어떡할 건데? 이때는 그냥 이마에 맞아야 한다는 걸 빨리알아차리는 것. 보란 듯이 피하면 목표물이 팔푼이여도 의서 식은 죽 먹기라고 팔랑팔랑 덤비다간 쓰지 않은 힘의 양만큼 너에게 되돌아올 테니까. 그것들이 내 명줄하고 돈줄을 쥐고 있는 고객이라고 생각해봐.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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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리커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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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 안 해. 누군가는 꼭 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내가 한다는 핑계도 대지 않아. 개개인의 정의실현이라면 그거야말로 웃다 숨넘어갈 소리지. 하지만 말이다. 쥐나 벌레를 잡아주는 대가로 모은 돈을, 나중에 내가 쥐나 벌레만도 못하게 되었을 때 그런대로 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닌 것 같구나.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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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호위
조해진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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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그런 사람을 상상해봅니다. 이도시의 시립병원에서 태어난 뒤 도시 안에 있는 학교와 직장을 다니다가, 생애가 소진될 즈음 다시 그 시립병원으로 돌아가 임종을맞은 사람, 그러니까 이 도시에 있는 건물들을 옮겨 다닌 물리적인이동이 삶의 전부인 사람...... 어쩌면 그런 삶이 이 세계의 표준인지도 모르겠어요. 여러 나라의 국경을 넘어 지금은 이곳에 있지만제 삶에도 새로운 것은 없으며 그저 몇개의 동일한 일상과 감정이반복되고 있을 뿐이니까요.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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