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추천 받고, 읽기 시작했을 때
하루에 한 챕터씩 숙제처럼 읽었다.
식물을 좋아하고
나무를 사랑하고
숲에 가서 산책하기를 즐겨하지만
항상 나(인간) 중심이었다.
이렇게 온전히 나무 중심인 글은 처음 읽었다.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인간이
몇 백 년을 살아가는 나무 앞에서 겸손해진다.
그리고 나무의 존엄에 대해 생각한다.
작가의 바람처럼 나무의 언어가 해독 되는 기적을 바라본다.
20230325
숲은 우리 집 대문 앞에 남은 마지막 자연이다. 아직 모험을 경험할 수 있고 비밀을 밝혀낼 수 있는 그런 자연이다. 누가 알겠는가? 어쩌면 어느 날 정말로 나무의 언어가 해독되어믿기 힘든 놀라운 이야기들이 우리 눈앞에서 펼쳐질지. 그때까지는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도 좋다. 아마도 당신의 상상이 현실과 그리 멀지 않을 테니. - P299
그럼 안전은? 몇 달에 한 번꼴로 고령의 나무가 저지르는 사건 사고가 뉴스를 장식한다. 산책길을, 오두막을, 주차해 둔 자동차를 덮친 부러진 가지와 나무줄기... 분명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인공 삼림의 위험성은 그보다 훨씬 더 높다. 폭풍 피해의 90퍼센트 이상이 불안한 농장에서 자라는 침엽수의 몫이다. 풍속이 시속 100킬로미터만 돼도 못 견디고 쓰러진다.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오래된 활엽수 숲이그런 태풍의 해를 입었다는 소리를 나는 한 번도 들어 본 적이없다. 그러니 내가 외칠 수 있는 구호는 이것뿐이다. 조금만 더용기를 내어 야생으로 돌아가자! - P293
우리는 가을에 낙엽이 지고 봄에 싹이 돋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일은 엄청난 기적이 아닐 수 없다. 그러자면 나무에게 꼭필요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시간 감각이다. 겨울이 올 것이라는 것을, 혹은 오르기 시작한 기온이 짧은 막간극이 아니라 봄의 전령이라는 것을 나무는 과연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P188
그러므로 모든 나무는 한 그루 한 그루 전부가 최대한 오래살아남아 주어야 하는 소중한 공동체의 자산이다. 따라서 병이든 개체가 있으면 지원을 해 주고 영양분을 공급하여 죽지 않게 보살펴야 한다. 지금 나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회복한 나무가 다음번에 내가 아플 때 나를 도와줄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은회색 아름드리 너도밤나무들을 보면 저절로 코끼리 떼가 떠오른다. 코끼리들도 서로를 보살핀다. 아프거나 허약한 동료가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고 심지어 죽은 동료조차 함부로내버리지 않는다. - P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