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방문
장일호 지음 / 낮은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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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세상이 너무 무서워서, 그만큼 간절하게 궁금하고 이해하고 싶어서 읽고 쓰는 사람이 되었다는 걸 쓰는 사람은 쓰지 못한 이야기 안을헤매며 산다. 세상에는 모르고 싶은 일과 모르면 안 되는 일이 너무 많았다. ‘덜‘ 중요한 것을 쓰고 싶다는 야심은 자주 실패했다. 직업을 잘못 택했다는 생각이 들어 뒤를 돌아보면, 어느새 너무 멀리 와 있었다. ‘인정받고 싶다‘와 ‘도망가고 싶다‘ 사이에서 나는 자주 사라졌다. 나는 내가 쓰는 글이 작고 사소해서 반짝이는 것으로 가득하길 바랐다. 내일은 그런 사치를 허락하지않았다. 물음표 대신 마침표를 더 자주 써야 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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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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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내가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다시 내쉬었다. "왜 그래, 콜리 너도 알잖아."
"몰라."
나는 고개를 숙여 콜리에게서 시선을 돌린 채 말을 이었다.
"난 오래전부터 널 사랑했으니까."
"몰랐어." 콜리가 말했다.
"넌 알고 있었어."
"몰랐어." 콜리가 나에게서 시선을 돌려 모로 누웠다. 우는 것인지, 울기 직전인지 알 수 없었다.
"콜리." 콜리의 어깨에 살짝 손을 대는데 어쩐지 어마어마한실수를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괜찮아, 나는.……."
"이건・・・・・・ 잘못된 거야." 콜리는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로 중......
얼거렸다. "이건・・・・・… 그냥 장난으로 끝났어야 해. 난 그런 거 되고 싶지 않아."
"그런 거라니?" 내가 물었다. 갑자기 방금 한 일이 우리 둘이서 한 일이었음에도, 갑자기 내가 잘못한 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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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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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이야기 하고 싶으냐?"
나는 고개를 저었다가, 할머니가 그렇게까지 물었으니 입을열어 제대로 된 대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밤은
"우리 꽤나 잘하고 있는 거지?" 할머니는 주름진 부드러운 손으로 내 손을 몇번 토닥여준 뒤 식탁에서 힘겹게 일어서서 그릇과 스푼을 가지고 짤랑거리는 소리를 내며 부엌으로 들어갔다.
"저는 그렇게 잘하고 있지 못한 거 같아요. 할머니‘ 내가 대답했다. 속삭이는 소리는 아니었지만 할머니는 벌써 물을 들어 그옷을 헹구기 시작했고 물줄기가 철제 개수통에 부딪치고 있어서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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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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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리는 그 또한 알아차린 것이 분명했다. 제이미 역시 그 사실을 알아챘는데 물론 그 행동 때문에 다시금 확신을 가진 모양인지 나를 품에 더 꼭 끌어안았다. 그렇게 나는 맞는 상대에게 잘못된 신호를 잘못된 방식으로 보내버렸다. 또, 또다시, 또다시 말이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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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여름 1
에밀리 M. 댄포스 지음, 송섬별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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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커스터고등학교의 복도를 돌아다닐 때도, 수업 사이사이에도, 화장실에 갈 때도, 자습 시간에 사물함에 갈 때도 음악을 들었다. 고개를 숙이고 그 순간 듣는 노래에 온통 골몰한 채돌아다녔다. 때로는 마일스시티의 고등학교에 있는 동시에 완전히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10월의 어느 날 교무실 옆 모퉁이를 돌다가 코듀로이 바지에 값비싸 보이는 로퍼를 신은 한 여자아이와 부딪쳤던 순간에도 그랬다. 미안합니다. 하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들었더니 눈앞에 있는 것은 바로 아이린 클로슨이었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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