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쇼핑몰이 하남시에 생겼다. 그뿐 아니다. ‘동양 최대‘, ‘국내 최대‘, ‘서울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쇼핑몰 광고문구를 자주 보게 된다. 이러한 것들 모두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는 건축 장치다. 1970년대 아파트 상가에서 시작된 원스톱 쇼핑의 요구는 결국 이런 초대형 몬스터를 만든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쇼핑 시설에 가려면 자동차를 타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를 타고 대형쇼핑몰에 가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그런 도시 구조가 되다 보니 자동차 회사와 대형 유통 회사가 돈을 많이 버는 구조가 된 것이다.
결국 우리가 만든 도시 구조가 그러한 기업들만 키워 주는 구조라는이야기다. 여기서 ‘골목길 상권을 살리자‘ 같은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우리가 선택한 라이프스타일이 그런 도시 공간 구조를 만들어 내고, 우리에게 선택권이 없는 한 방향으로 도시가 진화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은 것이다. - P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