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 여행자 오소희 산문집
오소희 지음 / 북라이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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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추억은 분명액자처럼 걸어놓고 자주 들여다보아야 한다.
책상 위에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올려두고수시로 바라보는 것과 똑같은 바로 그 이유로,
사랑하는 추억을 수시로 바라볼 수 있게과감히 집을 꾸릴 일이다.
길에서는 그런 추억을 만들기 위해과감히 몸을 던질 일이다.
우리 삶에 인텐션이 있다면그것 외에 다른 무엇이 될 수 있을까?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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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면 - 여행자 오소희 산문집
오소희 지음 / 북라이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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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옥탑방을 터덜터덜 올라오는 소리가 들리면나는 벽장 속으로 몸을 숨길 것이다.
소년이 잠들면 벽장에서 빠져나와구멍 뚫린 구두 밑창을 기워줄 것이다.
그리고 소년이 계속 꿈꿀 수 있도록벽난로에 장작을 지펴주고살금살금 계단을 내려올 것이다.
너는 푹 자고 일어나 세상의 험지를 모두 걸으렴.
멈출 줄 모르는 네 가여운 발이가자는 대로 걸어가렴, 아이야.
꿈꾸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소년처럼,
나는어느 하룻밤쯤은.
별이 되고 달이 되어숨겨둔 마을의 미친 이야기 속을잊었던 속도로 거닐 것이다.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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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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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 다시 읽어줄래?"
"어디? ‘현실하고 다른 일을 상상해보신 적이 한 번도 없으세요?‘ 이 부분?"
"그래, 그 부분"
나는 앤의 대사를 다시 읽어주었다. 선이는 꿈을 꾸는 듯한눈빛으로 말했다.
"어렸을 때 그 지하실에 동화책이 몇 권 있었다고 그랬잖아."
"그래, 네가 『빨간 머리 앤 얘기했던 거 기억나."
"방금 든 생각인데, 그때도 나는 좀 전에 네가 읽어준 부분을 참 좋아했어. 그후로 나도 앤처럼 늘 현실하고 다른 일을 상상해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 눈에 보이는 게 전부일 수는 없다고, 그럴 리는 없다고 말이야. 그 덕분에 그래도 그럭저럭 살아남아서 여기까지 왔는지도 몰라. 다시 들으니 참 좋네. 또 듣고 싶은데 괜찮아?"
"어디? 앤이 ‘마릴라 숙모님이라고 부르면 참 좋겠어요‘라고 하는 여기?"
"그래, 거기."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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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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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은 달라요. 이 우주에 의식을 가진 존재는 정말 정말 드물어요. 비록 기계지만 민이는 의식을 가진 존재로 태어나 감각과 지각을 하면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었어요. 고통도 느꼈지만 희망도 품었죠. 이우주의 어딘가에서 의식이 있는 존재로 태어난다는 것은 너무나 드물고 귀한 일이고, 그 의식을 가진 존재로 살아가는 것도극히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의식이 있는 동안 존재는 살아 있을 때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어요." -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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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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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이의 세계관에서도 생에 대한 집착은 당연했다.
지금의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개별적인 의식을 갖고 있지만죽음 이후에는 우주정신으로 다시 통합된다. 개별성은 완전히사라지고 나와 너의 경계 자체도 무화되는 것이다. 그러므로선이에게도 이 생의 의미는 각별했다. 개별적인 의식을 가지고 살아 있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니 너무나 짧은 이 찰나의 생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존재가 되도록 분투하고, 우주의 원리를 더 깊이 깨우치려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선이에게는 그래서 모든 생명이 소중했다. 누구도 허망하게 죽어서는 안 되며, 동시에 자신의 목숨도 헛되이 스러지지않도록 지켜내야 했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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