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다 머다 해서 놀러다니는 거에만 정신을 팔다보니 그동안 쌓인 만화책들이 허걱 놀랄 노자다. 그때그때 사서 분명 열심히 읽었지만 40자평 하나 남기지 않은 책들이 수두룩하다.

 반성하는 차원에서 지금이라도 끄적거려 본다. 리뷰라고 하기에는 쩝...

 

파한집 1,2권. 가장최근에 샀다. 윤지운샘의 시니컬 오렌지를 나름 재밌게 본터라 고민하다가 결국 샀다. 스타일 조금 바뀐듯. 일단 소재면이나 그림에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 고전적인 배경이나 설화를 따온 것도 좋은 아이디어고. 조금 기대되는 작품이다.

 

친애하는 유시진님의 나름 최신작 "그린빌에서 만나요". 4권이 완결이라 한꺼번에 질렀다. 얼마전 읽은 "온"이란 다소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는거. 시작은 가벼워 보였는데, 역시 단순스토리는 아니다. 두번, 세번은 더 읽어야 이해할 수 있을듯.아낌없이 별 4개(내가 원래 유시진샘에게 후하다)ㅋㅋ

 

 김혜린샘의 초기작 "테르미도르". 역시나 범상치 않다. 북해의 별에서 보여지는 민중. 혁명. 진정한 자유. 그속의 인간군상. 개인의 번민과 고뇌가 고스란히 테르미도르에도 녹아 있다. 다만 스트리구조가 깔끔하고 단순(절대 좋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하다. 명확해졌다고 해야 할까. 현실적이고 더 비참하다. 흔히들 "역사의 소용돌이 속의 한 개인"이라는 표혈들을 쓰는데 딱 들어 맞는다.

 

 사실 테르미도르보다 "북해의 별"을 먼저 구입했다. 모사이트에서 좀 더 싸게팔아서 전권세트로 구입! 지름신 강림!ㅋ 알기론 샘의 데뷔작인데 정말 데뷔작치고는 너무 잘 썼다. 스토리구조가 단단한데다 방대한 스케일, 설정이나 캐릭터(조연만해도 상당한 숫자다)까지. 완벽하다. 전제국가에서 시민혁명이 일어나고 그 후의 이야기까지. 한사람의 인생을 통해서 바라본 한 시대의 자화상이라고 할까. 주인공까지 완소! 넘 완벽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인게 흠이라면 흠이지만.ㅎㅎ 개인적으론 테르미도르보다 훨씬 좋았다. 결말까지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 해결한 게 또 맘에 드는 점이다.! 무조건 별 다섯개다(므훗)!

 

김은희샘이 간만에 내신 책이라 주저 않고 샀다. 일반 만화가 소설에 비유된다면 이 책은 수필쯤이 되려나. 나비와 함께 동거동락하던 샘의 주변잡기이야기가 잔잔히 녹아들어 있다. 팬이거나 잔잔한 감동을 만화에서도 느끼시고 싶은 분에게 추천.

 

 

정말 안타까운 작품이다. 1권만  나오고 몇년이 지났으니. 뒷권이 나올지 의문이긴 하지만 그냥 묻혀두기엔 넘 아깝다. 나예리샘 제발 다시 그려주세요!!

 

 

 요즘 좋아하던 만화들의 애장판(신일숙의 A4 등)이나 출간되거나 한동안 보이지 않던 샘들이 오랜만에 내는 신간(강경옥의 "설희",김은희의 "불과 황금의 달" 등)들이 나오는 덕분에 가뭄에 단비라도 내린 마냥 즐겁다. 그동안 굵직한 작품들을 내던 작가분들이 거의 활동을 안하셔서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하고 걱정을 했었는데, 이렇게 나와주시기 안심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2000년대이후 작가들의 만화활동이 그저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물론 좋은 작가들도 좋은 작품들도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90년대 나왔던 작품들에 비해 가벼운 만화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수적으로 따지자면 말이다. 특히 선굵은 장편만화가 요즘은 거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터라 아쉬운 면도 적잖이 있다. 여전히 출판계, 특히 만화계는 불황이고-허영만의 식객같은 작품성 굿, 판매실적도 굿인 경우도 있지만-순정만화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런 와중에 오랜 공백을 깨고 강경옥샘이나 김은희샘이 새로운 작품으로, 그것도 대장편이 될만한, 나와주셔서 얼마나 기쁜지! 이런 책은 정말 절판되기 전에 빨리 사봐야지 하면서 아직 구입버튼을 누르지는 못하고 있다.ㅜㅜ  만화가 원작인 드라마나 영화가 최근들어 속속 나오고 있는 추세에 만화라는 콘텐츠라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만들어지는 듯한 사회분위기긴 하지만. 여전히 만화가들은 배고프고 출판사도 배고픈 실정이다.

 리뷰가 또 옆길로 샜다. 어째 리뷰보다 만화책사랑에 열변을 토한듯...

 어쩌냐. 만화가 좋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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