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소리내서 맘껏 웃어본 게, 혹은 배가 아플정도로 떼굴떼굴 구르면서 웃어본게 있었던가 하고 스스로 의문을 가져봤다. 정말 웃어본 기억이 까마득. 도저히 기억을 떠올리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는 게 찬란한 봄 가운데 있는 "나"다.
하루 24시간 중에서 성인이 웃는 지금은 단 몇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글귀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있는거 같기도 하다. 그래서 눈부신 5월을 맞이해 무조건 웃을 수 있는 걸 보자해서 관람한게 이 연극이다.
라이어 1탄도 인천예술회관에서 봤었는데, 고맙게도 3탄도 한댄다. 인천도 죽지 않았구나. 사실 연극한편 보러 대학로 가기에는 이제 체력이 딸린다. ㅜㅜ 걸리는 시간에 연극도 보기 전에 지친다고 해야 하나.. 고맙게도 가까운 인천까지 연극이 알아서 와주니..이런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지.ㅎㅎ
줄거리는 라이어 1탄과 거의 비슷햇다. 물론 라이어 1,2,3탄은 각각 줄거리가 틀리며, 스토리가 이어지지 않는다. 단순히 제목만 빌렸을 뿐. 말하자면 드라마로 치면 "스핀 오프"시리즈물이라고나 할까. 줄거리는 전혀 틀리지만 극의 진행이나 전개구조는 거의 1탄과 흡사했다. 얽히고 섥히는 코미디물이라는 장르가 어찌보면 억지웃음을 짓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라이어 시리즈는 유쾌한 웃음을 가져다 주는 편이다.
소극장 연극에 출연진도 6명 남짓 , 무대구조도 단순하다. 뮤지컬에 보는 눈이 높아지 관객에겐 허접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종일 주인공들간의 말장난에 놀아다보면 절로 박장대소가 튀어나온다.
주인공이 우연히 택시에서 합승한 사람과 가방이 뒤바뀌었는데 하필이면 야쿠자의 검은 돈이 담긴 가방이었다-는 설정 자체는 신선하지 않지만, 영화속 주인공들과 달리 소시민인 우리의 주인공모습은 실로 마치 내가 이런 상황에 처해 있더라면 하고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이기도 했다.
정말 떠들썩한 난리법통을 치르는 기분이 들었다. 간만에 아무 잡념없이 박장대소를 했는데 거기다 보너스- 연극후에는 퀴즈를 내서 선물도 준다!-도 있다. 같이 보러 간 울동생 열나게 손들어서 문제하나 맞췄다. 대단한 열성이다. 역시 공짜에는 사죽을 못 쓰는. 덕분에 어버이날 연극티켓을 선물로 받아 부모님께 돈 안들이고 효도 하는 셈이 됐다.
가벼운 마음으로 우울한 기분을 날리기 위한 연극 한편을 골라달라고 한다면 단연코 추천!
P.S 5월8일 부모님도 호평이었다! 역시 웃음은 세대를 아우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