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왕자님 필요하지 않으세요?
키노시타 케이코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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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왕자'란 단어를 보고 급 오글오글. 이거 어쩌면 좋아. 왕자님이라니. 에효, 하는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키노시타 케이코란 이름을 믿고 구매했던 책이다. 표지에 보이는 건 고교생이지만 머리에 왕관이라니. 외국에서 온 왕자님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했더랬지. 혹시 성격 나쁜 왕자님은 아닐까 하며 다른 작가의 작품에 흔히 나오는 왕자님(혹은 왕자병)을 떠올렸다 도리도리~~ 그래, 혼자 생각하면 뭐해. 읽고 판단하는 거야.

어린 시절부터 병약해 학교에 가본 적도 없는 이와사키 하루카는 부모님의 동의를 얻어 공립 고교에 진학한다. 버스 타는 것부터 해서 모든 것이 긴장되지만 이제껏 해보지 못한 일을 경험하는 것이기에 하루카의 마음은 즐겁기만 하다. 통학길에 우연히 만난 아이와 시비가 붙기도 하지만 - 상대의 일방적인 심술 - 그 덕분에 료헤이란 아이를 만나게 된다. 멋진 남자, 하루카가 동경해 왔던 그런 모습을 가진 료헤이와 친구가 되고 싶은 하루카였는데...

하루카는 내가 생각하던 그런 왕자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 처음 보는 왕자 캐릭터랄까. 외모도 귀엽지만 하는 행동은 더 귀엽다. 약간 소심한 면도 있지만 솔직하며 굉장히 긍정적인 아이이다. 요즘엔 통 볼 수 없는 그런 아이랄까. 가정교육 참 잘 받았다, 뭐 이런 이미지다. 그렇다고 고루하거나 보수적인 건 아니라 반듯하다는 말이 잘 어울리는 아이이다.

료헤이는 집안의 가장으로 집안일을 돕고 있으며, 학교에서는 여자에게나 남자에게나 인기 많은 아이이다. 크게 튀거나 하는 건 없지만 존재 자체로 묵직한 아이랄까. 그렇다고 해서 어둡거나 이런 건 아니고 고교생다운 순수함과 밝음이 존재한다. 특히 하루카 앞에선 더 그렇고. 해맑은 하루카의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전염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난 유라는 여학생도 참 마음에 들었는데, 얘도 맑고 밝고 순수하고 귀엽다. 가장 귀여운 건 역시 하루카지만. 그러고 보니 여기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해맑다, 란 느낌을 준다. 심지어 하루카네 부모님까지! 료헤이의 토깽이 같은 동생들이야 어리니 해맑은 건 당연하지만.. (笑)

동경하던 친구에서 첫사랑의 상대로. 순수하고도 포근포근한 첫사랑 이야기는 적당히 달달해서 참 좋다. 해맑은 소년들의 감정 변화의 흐름을 보는 것도 참 좋았고. 역시 애들은 이래야 돼, 이런 느낌이었달까.

학원물 중에선 어른들 흉내를 내는 아이들이 많이 나와 싫었지만, 이 작품은 그 반대로 너무 해맑아서 현실에는 별로 없을 것 같은 이상적인 첫사랑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 참 좋았다. 첫사랑은 원래 안이루어지는 거래, 라고들 하지만 얘네들의 첫사랑은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기원을 하게끔 만든 걸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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