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 스크램블 Core Scramble 1
전유호 지음 / 이코믹스미디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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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유호 작가의 전작인『젤로』(제목부터 몰캉몰캉 달달하다)가 황태자 X 기사 커플이라는 달달한 판타지였다면, 후속작 『코어 스크램블』은 미친 존재감을 가진 상남자들이 등장하는 짜릿한 판타지이다. 워낙 데생이 좋아 보는 것 자체로도 좋은데, 그들의 성격이나 능력이 그걸 배가시켜주기 떄문이다. 아흑, 멋져.

나에게 특수한 능력이 있다는 건 신의 은총일까, 악마의 저주일까. 만약 그 능력이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을 만큼의 것이라면 신의 은총이겠지만, 반대로 숨겨야만 하는 것이라면 악마의 저주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을 악마의 저주라 느꼈던 한 남자가 이젠 그걸 신의 은총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는 바로, 신채언이다.

채언의 능력은 인간세상에 나타난 홀과 홀에서 튀어나온 괴생물들로 인한 피해를 막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채언은 그것이 보이는 것만으로도 공포를 느꼈던 아이였다. 정체 모를 그것들을 소멸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기 전까지. 그 남자는 바로 현재 채언의 팀에서 팀장으로 있는 가윤이란 남자다.

채언과 가윤이 속해있는 비밀조직인 클라러스 오비스는 홀과 홀에서 튀어나오는 괴생물들을 소멸시켜 인간세상의 평화를 지키고 있다. 그에 반해 코어 헌터들의 모임인 '검은 올빼미'란 조직은 홀이 가진 에너지 코어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채운다. 라고만 본다면 선과 악의 싸움이란 구도가 딱 떠오르지만, 실제로 코어 헌터의 수장인 문후를 보면 그 마음이 싹 가신다.

오히려 채언의 팀장인 가윤이 악마고, 코어 헌터의 수장인 문후는 채언을 지켜주는 수호천사처럼 보인달까. 가윤은 막말에 폭력은 기본이고, 자기 주위의 사람에게 관심은 커녕 오히려 죽든 말든 내버려두는 조직 생활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남자다. 작가는 가윤을 개아가라고 하지만 난 가윤이란 남자는 4가지를 안드로메다 저 너머로 귀양 보낸 무개념의 *랄 맞은 남자로만 보인다. 그런 그가 왜 클라버스 오비스란 조직에 몸담고 있는지는 참 궁금하지만 어쨌든 그는 능력자들 중 능력은 최고라 할 수 있다.

문후는 채언의 전투장면을 보며 채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남자로 능글능글 에로 작렬의 사내다. (가윤은 남자고, 문후는 사내? (내가 써놓고도 웃긴다. 그치만 내가 받은 이미지가 그래서...) 채언을 놀리기도 하지만 채언을 받쳐주기도 하는 남자, 문후의 역할이 바로 그런 것이다.

그렇다 보니 문호는 백사자, 가윤은 흑표범처럼 보인다. (실제 흑백 작화를 보면 가윤은 흑발, 문후는 백발처럼 보이기 때문에) 성격도 좀 그렇게 보이기도 하고.. (실제로 내가 백사자의 성격이나 흑표범의 성격은 알지 못하지만, 이미지가 그렇단 뜻입니다)

채언은 그런 두 남자, 백사자와 흑표범 사이에 끼인 불쌍한 어린 양.... 처럼 보인달까. 특히 가윤에게 심하게 굴려지는 채언을 보니 가엽기도 하지만 그런 가윤의 팀에서 꿋꿋이 버티는 채언이 미련해 보이기도 한다. 도대체 왜? 라는 생각을 해봐도 뾰족한 답이 안나오는 건 역시 난 채언이 아니기 때문이지. 아, 몰라.

하루라도 폭언이나 무시, 폭력을 당하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채언, 인간으로서는 최악이지만 능력자로서는 최고인 가윤, 능글능글 색기 넘치지만 숨겨진 능력이 (어쩌면) 가윤을 넘어설지도 모르는 문후. 일단 겉보기에 눈요기로서도 손색 없지만, 그 능력과 성격(성격면에서 가윤은 미달)에 더욱 반하게 되는 멋진 남자들의 이야기. 아, 정말이지 오랜만에 맛있는 부페를 먹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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