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執事(13) (Gファンタジ-コミックス) (コミック) 黑執事 (コミック) 13
樞 やな / スクウェア·エニックス / 201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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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 시대에 굳이 원서를 사는 이유는 번역본이 나오기 까지의 기다림이 싫어서 이다. 이미 2월에 번역본이 나왔는데 왜 이제서야 원서를 구입했냐고? 사기는 벌써 샀지요. 사자마자 너무 바빠서 손을 대지 못한 사이 번역본이 나와버린 거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쩔 수 없지요. 어차피 이 시리즈는 죄다 원서로 구입하고 있기 때문에 딱히 돈 아까울 일은 없지만, 아쉽기는 하다. 지나버린 시간이. 어쨌거나.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호화 여객선을 탈취한 살아있는 시체들. 그들에게 몰려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아하게 된 시엘은 자신의 정혼자 엘리자베스의 도움으로 간신히 위기에서 탈출한다. 엘리자베스라고 하면 늘 앵앵거리기만 한 철부지에 시엘만 바라보고 시엘만 좋아하는 천진난만한 소녀의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숨겨진 실력자였다. 『원피스』에 등장하는 삼도류 조로보다는 좀 못하지만 검 두 개를 들고 싸우는 소녀의 모습이란. 감탄이 절로 나오더이다. 그렇다면 왜 이제껏 엘리자베스는 이런 검술 실력을 숨겨온 것일까.

엘리자베스가 간직해 온 마음 속 이야기가 펼쳐지는 내내 가슴이 찡했달까. 겉보기와는 달리 무척이나 속깊은 소녀란 걸 알게 되었으니까. 천진난만함과 귀여움도 시엘을 생각하는 마음도 모두 엘리자베스의 본모습이었다. 이러니 시엘은, 새삼 반할 수 밖에 없을지도.

『흑집사』13권의 특징은 이렇듯 이 작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새로운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장의사 언더 테어커, 시엘, 심지어 세바스찬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시엘은 여전히 까칠하지만 귀여운 소년의 모습도 잠시 보여주었다. (정말 잠시뿐이지만) 이럴 때면 팬텀하이브가를 몰락시킨 사람들에 대한 증오심으로 악마와 계약을 맺은 소년이나 여왕의 번견이 아닌, 소년의 순수함도 여전히 가지고 있단 걸 여실히 느끼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장의사 언더 테이커는 애니메이션에도 소개된 것처럼 투잡족이다. 원래 직업 역시 장의사와 관련 있긴 하지만, 원래 직업 쪽이 훨씬 간지난다. 그러나, 성격이 참으로... 애니메이션과 다른 부분이랄까. 능글맞긴 했지만 악취미는 아니었는데, 만화에선 악취미 캐릭터로 변했다. 오오, 언더 테이커. 그대는 겉모습뿐이구려.

제일 빵터진 건 역시 세바스찬의 캐릭터 변신이었다.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세바스찬과 시엘의 첫만남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해 악마였던 세바스찬이 집사가 되어 시엘의 수발을 드는 이야기가 나온다. (왜 갑자기 이렇게 건너 뛰는지는 책을 보면 다 나옵니다) 시엘과의 세가지 약속, 그리고 집사 생활의 시작. 세바스찬이 처음부터 그렇게 완벽한 집사는 아니었구나. 특히나 세바스찬의 속마음이 완전히 드러나는 "あのクソガキッ"에서 빵 터졌다. 세바스찬의 현재 모습은 시엘과 지내면서 차츰 만들어진 것이었군, 하는 느낌이랄까. 역시 세바스찬은 あくまで(어디까지나)가 아니라 悪魔で(악마이자) 執事(집사)였던 것이야.

이렇듯 캐릭터들의 변신이 이어지는 가운데 변하지 않는 인물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드루이드 자작이다. 원래 자뻑 캐릭터였지만 이번엔 그 정점을 찍는다. 도대체 이 남자의 머릿속은 뭘로 채워져 있는 건지. 이러니 원래라면 원수지간인 악마와 사신 모두 드루이드를 죽이고 싶어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겠지. 나도 그 심정 십분 이해된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고, 스토리를 잠시 짚어 보자. 호화여객선을 난장판으로 만든 살아있는 시체들과의 싸움은 어느 정도 결판이 났지만, 그보다 심각한 사건이 터졌다. 세바스찬, 내 그리 부탁했거늘. 너덜너덜해지지 말라고. 시엘과의 약속이 있는 한 세바스찬이 어떻게 되지는 않겠지만, 이럴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세바스찬과 사신, 그리고 언더 테이커가 벌이는 토끼 사냥. 과연 그 결말은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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