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현선생전 2
조미현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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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조선 어느 때. 미색으로 이름 날리던 한 의원이 있었다. 그 모습 어찌나 고운지, 지나가는 사람이 여자이든 남자이든 상관없이 그 눈길을 사로잡더란다. 그 의원의 의술 또한 널리 알려졌지만, 그 처방전이 더 독특하다더라. 그러던 그 의원 서안정 사건에 휘말려 어쩔수 없이 몸을 피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그 뒤를 돌봐준 자가 바로 강진사였더라. 강진사는 떡하니 정혼자가 있는 몸이지만 남색에도 맛을 들여 언제나 의원을 노린다는데...

각설하고.
한성에서 도망 나와 강진사의 친척 강부사의 집에 몸을 피신하게 된 동현선생. 그곳에서 보기 드문 미색의 소년을 만나게 된다. 이름은 이선, 궂은 일을 함에도 그 미색은 눈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선은 갖바치인 매형과 누이와 함께 살고 있었다. 갖바치 의근의 제자였던 이선은 오래전부터 의근과의 인연이 있었으니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지금은 처남 매부사이가 된 것이었으니...

<적소두>는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인연에 관한 것이다.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이루어질 수 없는 인연도 있는 법이지. 이 단편을 읽으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인물은 의근의 처이자, 이선의 누이였다. 가장 가깝고 아꼈던 사람들에게 당한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 그걸 귀신의 탓으로 돌리고자 벽사의 의미가 깃든 팥을 이용해 동생에게 못할 짓을 하고 마는 걸 보니 짠하기도하고 불쌍하기도 하더이다. 여자로 태어나 남편에게 사랑받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인줄 알았는데, 그 남편의 사랑이 다른 곳에 가 있어 무슨 소용이랴. 솔직히 말해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이기적인 건 역시 의근이 아니었던지...이런 남자를 보면 은근히 열받는다니까.

두번째 이야기 <홍몽>에는 도깨비가 등장한다. 여기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자면 묘하게 색기 있는 도깨비지만... 도깨비를 소재로 쓴 건 좋았는데, 도깨비의 순수함이 안보여서 조금 별로였다. 도깨비란 자고로 순수함이 그 매력인데 말이지... 어쨌거나 도깨비 장난질에 걸려들어 못볼 꼴 본 동네 남정네들은 속사정을 말하지도 못하고 속으로 참 많이 끙끙 앓았겠구려. 불쌍하게도. 하지만 그 후로 그 동네 남정네들이 좀 변했단 풍문이... (푸하핫)

자, 우리의 동현선생은 이제 도깨비 퇴치까지 마치고 다시 길을 나섰다. 남으로, 남으로....
어디까지 내려가실 겐가. 또 그곳에선 어떤 인연을 만드실 겐가. 아무쪼록 적당히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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