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오요로즈당의 고양이신 1
FLIPFLOPs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는 미소녀들이 단체로 등장하는 만화는 안본다. 미소년이나 미청년, 미중년이 등장하면 몰라도. 그렇다고 내가 여자들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다만, 이왕이면 - 내가 여자이니까 - 미소녀보다는 미남들이 등장하는 게 좋을 뿐이다. 그런 내가 왜 이 책을 선택했느냐. 단순한 이유다. 고양이신을 비롯해 여러 신령님들과 마법이 등장하니까. 푸하핫. 이런 설정이면 껌뻑 넘어간다, 난.

고미술상 야오요로즈야의 식객 마유는 고양이 신령이다. 근데 맨날 하는 거라곤 없이 밥 먹고, 자고, 게임하는 게 전부다. 게다가 신계에서 내려오는 친구들은 도움은 못될 망정 사고치기 일쑤. 이렇다 보니 마유는 벚꽃 개화와 관련한 항아리는 정체를 모른다고 불법투기를 하지 않나, 여우 신령이랑 내기 주사위를 하다 쌈짓돈을 털리기도 하고,수퍼 헤비급 가난뱅이신이 마을에 들어온 것도 모르고 친구들과 함께 입구 봉쇄한다고 난리치는 등 인간의 입장에서 봐서는 그다지 도움이 안되는 신령님이다.

이런 마유를 거두어준 유즈는 정말이지 천사가 따로 없다. 부모님이 사고로 동시에 돌아가신후 혼자 묵묵히 고미술상 야오요로즈야를 지켜오고 있지만 매일 적자에 시달린다. 마유는 자신을 먹여 주고, 재워 주고, 보살펴주는 이런 유즈에 대한 의리는 있는지, 악몽을 먹는 성수 맥이 찾아왔을 땐 어떻게든 유즈를 악몽에서 깨게 하려고 노력도 기울이는데 그 모습이 꽤 귀엽다. (역시 그다지 도움은 안되지만)

제목에 들어가 있는 야오요로즈는 팔백만(八百萬)이란 뜻이다. 일본에는 팔백만(무수한) 신이 있다고 할 때 쓰는 표현이 바로 야오요로즈인데 아무래도 이 작품이 신령들이 자주, 다수 출몰하는 만화라서 제목에도 들어간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고미술품의 종류가 다양하단 뜻에서 이렇게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전자 쪽에 걸어 보련다. (뭐, 혼자서 거는 것이지만..)(笑)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야오요로즈 고미술상과 그 식객 고양이신령 마유, 그리고 마유의 친구들까지 귀여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어떻게 보면 쬐끔 유치한 면도 있지만, 의외로 웃음이 빵빵 터지게 하는 면도 있어 읽기엔 꽤 즐거운 작품이다. 그래서 다음엔 또 마유와 그 친구들이 어떤 사고를 칠지, 또 어떤 신령님들이 등장할지도 궁금하다.

뒷편에 수록된 <대흉 양과 행복한 세계>는 스스로는 자각하지 못하고 있지만 영감이 있는 한 소녀와 사신 소녀의 동거기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자기 눈에 사신이 보인다거나 영혼이 보인다면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 느끼지 않나? 원체 둔한 소녀지만 마음만은 비단결. 이 둘의 이야기도 무척이나 유쾌했다. 특히 천사가 일본인들의 신앙에 대한 관점에 대해 독설을 날리는 장면에서는 웃음이 터져버리기도.

이 나라는 종교관에 지조가 없어서 영업기반이 취약한 우린 고달프다구요! 이 나라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경축하다가도 절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돌아오는 길에 신사에 새해 첫 참배를 하러 간다니까요! (163p)

본인도 예전에 ↑와 같은 생각을 해본적이 있었던지라...
정말 천사가 영업하기 어려운 나라겠군요. (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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