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플레이 2
쿠로사키 렌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1년 8월
평점 :
품절


연애를 할 때는 두 사람 사이에 공통된 관심사가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같이 보거나 같이 할 수 있거나...(뭔가 어감이 좀 이상하지만) 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연애할 때 공통관심사가 되는 것은 주로 남자쪽 취향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여자들에게 있어 장르란 벽은 언제든 타고 넘을 수 있는 것이지만 남자들에게 있어 장르란 벽은 때론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압박을 주는 것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통된 관심사가 스포츠카라든지, F1경기라든지, 스포츠라든지, 게임, 반려동물, 영화 등 (말하다 보니 본인의 취향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라면 남녀모두 소화가능하지만 남자가 인형을 좋아한다거나 하는 건 아무래도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성들이 남성들의 관심사에 흥미를 가지면 오타쿠가 되는 게 아니라 마니아가 된다는 이점도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방과후 플레이』시리즈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의 공통 관심사는 '게임'이다. 처음엔 만화연구부라고 해서 만화에만 관심이 있는 줄 알았는데, 여학생의 만화 그리기 취미중 하나가 게임 캐릭터를 그리는 것이다. 물론 게임 플레이도 취미 중의 하나이고. 다만 휴대용 게임기가 아니라 집에서 혼자 조용히 즐기는 TV게임을 좋아한다고 나온다. 나 역시 집에서 조용히 총쏘고 좀비 잡고 하는 걸 즐기는 1人이라서 여학생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정말 게임 덕후인지 게임에 등장하는 마법 주문을 줄줄 외는 걸 보고 넋이 나갈 뻔 했소. 당최 뭔 말인지 몰라서..(쩝)

남학생은 반대로 휴대용 게임을 즐기는 모양이다.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게 휴대용 게임기의 매력이겠지. 그러면서도 게임 캐릭터를 만화로 그리거나 하는 걸 즐긴다. 이 남학생은 카드 게임도 좋아하고, 프라모델도 좋아하는데, 어떻게 보나 돈 많이 들겠군. 그래 놓고도 한정판 PSP를 사는 데 주저하지 않는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니 오타쿠지.

이런 설정이다 보니『방과후 플레이』1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처럼 미친듯이 게임을 즐기는 장면은 안나오며 대부분 게임에 대한 이야기와 만화에 관한 이야기로 진행이 된다. 또한 무대도 집안이 아니라 학교 미술부실이라서 야릇한(?) 장면도 별로 없고... (은근히 기대했는데 말이죠) 음, 여학생이 단발머리에 동그란 안경, 주근깨 캐릭터라서 그런가. 1편에 등장한 긴머리 마성의 츤데레 소녀는 뭘해도 야릇한 느낌을 줬지만, 2편의 소녀는 뭔가 모르게 금욕적인 분위기를 풍긴단 말이지... (아하하, 내가 지금 무슨...)

대신 조금씩 서로가 친밀해져가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았다. 물론 처음에는 소년답게 코스프레를 해달라거나 하면서 놀리기도 하지만, 자꾸만 서로의 공통점을 찾으려 하고, 자신의 취향같은 것을 공유하려는 노력도 하는 모습이 풋풋했달까. 상대방을 좋아하게 된다는 것은 내 취미나 취향도 공유하고 싶어 하고, 상대방의 취향이나 취미도 존중해 준다는 의미이니까. 특히 자신의 재능에 회의적인 여학생을 북돋아주고 힘을 실어주는 남학생을 보면서 그래, 연애란 이런 것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달까. 그래서 무척 귀여웠던 커플로 기억될 듯 하다. 본편이 끝난후 뒷부분에 나오는 소녀는 내가 생각하는 조합(?)이 맞나 모르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결실'인듯 한데, 다른 의견 있으신가요? (笑)

음... 이건 잠시 딴 소리. 주인공 남학생의 모습이 눈에 익은데 얘를 도대체 어디서 봤지, 라는 생각을 책 읽는 내내 했는데, 드디어 떠올렸다. 모리미 도미히코의 소설『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오즈!!! 그래 그 뾰족뾰족한 치아가 오즈랑 똑같았어.. 푸하하... 정말이지, 나도 참. (그것만 똑같습니다)

아, 그리고 하나 더! 애니메이션 『도쿄 마학원인 검풍첩』에 등장하는 후지사키 아리사의 레벨업 대사가 뭐였죠? 하도 오래전에 봐서 전혀 기억이 안납니다..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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