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영능력 수사반 2
사다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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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학교괴담이라고 하면 유관순 누나와 이순신 장군 동상이 밤에 운동장을 저벅저벅 걸어다닌다던가, 신사임당 동상의 책이 한 장 넘어가 있다던가 하는 그런 괴담이 주를 이뤘지만 요즘 학교괴담은 자살한 학생의 귀신이 나오는 게 대부분이다. 그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단 이야기겠지. 괴담이란 것 자체가 당시 사회상같은 걸 반영하는 부분이 많다보니 요즘은 자살자의 영혼 이야기가 가장 많다. 물론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도 뭐 그런 류의 괴담이 있긴 했지만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다. 지금은 그만큼 학교가 살벌한 곳이 되었단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무속인이었던 할머니의 피를 이은 이시문 형사. 그는 어느날 자신 속에 잠재되어 있던 어마어마한 힘을 각성한다. 이젠 영혼의 존재를 제대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가진 힘으로 영혼을 물리칠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은 자신의 힘에 혼란스러움만을 느끼는 이시문은 출근길에 한 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이 추락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그 뒤에 보이던 영혼의 기척. 이시문은 일본에서 온 수상쩍은 퇴마사 텐카와 함께 이 사건 수사에 나서면서 처음엔 별것 아니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이 사건이 복잡하게 꼬여 있단 것을 알게 된다. 아직 사망한 학생은 없지만 이런 비슷한 사고를 당한 학생이 벌써 여러명이란 것이다. 게다가 아이들 사이에선 얼마전 자살한 한 학생의 귀신이 벌이는 소동이란 이야기마저 떠돈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학생은 평소 품행단정하고 공부도 잘하는 학생회장. 그러나 그 모습 뒤에 감춰진 또다른 모습은 섬뜩하기만 했다. 도대체 시험성적이 뭐길래. 자신의 절친이었던 친구마저 그렇게 내몰수 있는 걸까. 인성교육이 병행되어야 할 학교는 학업성적에만 치중하는 곳이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

사건에 대해 쉬쉬하는 학교, 자신의 태도에 반성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는 아이, 그리고 모든 걸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입을 꾹 다문 아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원념만을 가지고 복수에 눈이 먼 영혼. 무척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식상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페이지 수는 꽤 많은데 진행이 좀 느리달까. 시문은 자신의 능력을 아직 어떻게 써야할지 잘 모르는 상태고, 텐카는 무조건 퇴마만을 외치고 있고, 강바람이란 아이는 협력보다는 자신이 해결해야한다고 시문 일행을 배척하는 상태고...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자살한 아이의 영혼이 무언가에 씌인 듯이 행동한다는 것이다. 원한을 가지고 죽은 영혼이 원념에 사로잡혀 복수에 목을 메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완전히 이성을 날려버릴 정도로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 아이는 죽어서도 무엇에 시달리고 있는 것일까. 그게 무척 궁금하고 안타깝다. 다음권에서는 결말이 나겠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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