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만쥬의 숲 1
이와오카 히사에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정말 만화같은 그림(귀엽다는 뜻입니다), 따스하고 코믹한 스토리를 가진『고양이 동네』의 작가 이와오카 히사에의 또다른 작품『파란 만쥬의 숲(원제: 호시가하라 파란 만쥬의 숲)』은 깊고 조용하고 신비로운 숲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표지의 초록색 나무와 풀들이 우거진 숲속길에 서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우리를 신비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줄 듯한 느낌을 준다. 저 깊은 숲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궁금하지 않아? 우리를 따라와 봐, 라고 말하는 듯 하다.

호시가와라라는 마을에는 마을 한가운데 깊은 숲이 있다. 주변은 모두 변했지만 유일하게 그 숲만은 마을이 생겨날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귀신이 나오는 숲으로 유명하지만 실제로 그 숲속에는 한 남자와 여러 정령들이 살아가고 있다. 애완용으로 길러지다 버려진 닭, 아이들에게 쫓기던 개구리는 이 숲으로 들어오면서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숲이 가진 신비로운 힘이랄까. 하지만 이 숲에 왜 그렇게 신비로운 힘이 깃들게 되었는지는 마을의 전설에 근거해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이 숲에 살아가는 유일한 인간인 소이치는 어린 시절 만났던 시나코를 다시 만나기 위해, 그리고 시나코와 같은 세계의 주민이 되기 위해 스탬프를 모으고 있다. 이 스탬프는 정령들에게 도움을 줄 때마다 하나씩 추가된다. 어린시절부터 정령을 볼 수 있던 눈을 가졌던 소이치는 가족이 모두 뿔뿔이 흩어진 후 혼자서 살아오고 있지만 그의 곁에 정령들이 있기에 그렇게 외롭지는 않다. 오히려 외톨이가 된 소이치가 더이상 외롭지 않게 해주는 것이 이 정령들이랄까.

숲을 돌보고 숲의 정령들을 돌보는 것이 하루 일과인 소이치. 깊고 고요한 숲이지만 이런 저런 일이 끊이지 않는다. 버려진 닭을 새로운 가족으로 맞아들이기도 하고, 신령스러운 바위에서 떨어져나온 작은 돌멩이 정령을 돕기도 하고, 죽어가는 고목에게서 스즈(은방울꽃의 정령)를 구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다망한 가운데, 반갑지 않은 손님이 소이치를 찾아온다. 그건 바로 소이치의 가족을 뿔뿔이 흩어놓게 만든 존재, 바로 바람의 정령 노와키(태풍)이다. 시나코를 좋아하는 노와키는 시나코를 소이치에게 빼앗기지 않으려 늘 소이치를 노린다. 정령들은 사심도 없고 그저 자연에 순응해서 살아가는 존재인줄 알았는데, 여기에 나오는 정령들은 각기 모습도 다르고 개성도 다르다. 인간처럼 질투를 하기도 하고, 자신의 미약한 능력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 마음 자체는 순수하달까.

아직 도입부라 뭐라 말하긴 힘들지만 이야기 자체가 순수해서 기분좋은 미소가 절로 떠오르는 작품이란 것만은 이야기할 수 있다. 이와오카 히사에만의 유머코드와 순수함이 결합된 작품이랄까. 각자가 지닌 사연도 그렇고 앞으로 벌어질 여러가지 일도 그렇고 여러모로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뒤에 수록된 <서랍 속>이란 작품은 코끝이 찡해질만큼 따스한 작품이었다. 내용상으로 보면 굉장히 슬픈 내용이지만 그것을 미소로 바꿔놓는 힘을 지닌 작품이랄까. 아이를 지극하게 여기는 부모님의 마음이, 그리고 그 부모님을 추억하는 마사히로의 마음이 너무나도 따스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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