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애니멀 컴퍼니 - 뉴 루비코믹스 1129
CJ 미찰스키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CJ 미찰스키는 독특한 소재의 만화를 잘 그리는 작가인데, 이번엔 의인화 동물귀이다. 미소녀 만화나 게임에서 주로 등장하는 동물귀는 때로 BL물에서도 볼 수 있긴 한데 자주 볼 수는 없는 것이라 책 표지를 보고 싱글벙글하면서 구매했었다. 개인적으로 개나 고양이같은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사람 모습에 동물귀와 꼬리를 다는 것도 꽤 귀엽다고 생각한다. 작가 후기를 보면 동물귀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난다. 대놓고 비교하니까 확실하두만. 이러다 앞으로 의인화 동물귀에 모에할지도... (푸핫, 자꾸 내가 이상한 인간이 되어가는 듯한)

검은 고양이 쿠로는 숲속에 있는 동물들의 도시에서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다. 근데 이것 참, 인간 세상도 그렇지만 동물들의 세계에서도 검은 고양이는 불길한 것이라 여겨지고 있는 모양이다. 은근히 미신을 따진달까. 그래서 쿠로는 늘 열심히 살아가는 데도 불구하고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다. 부모에게도 버림받았으니 말 다했지 뭐. 이런 쿠로에게 어느 날 러브레터가 도착한다. 이 러브레터에 가슴 두근거리는 쿠로. 이제껏 사랑은 커녕 인정도 받지 못하는 존재였다가 러브레터를 받으니 당연히 가슴이 뛰겠지.

쿠로는 도대체 자신에게 러브레터를 보낸 것이 누구인지를 찾아 보다 그 대상이 의외의 인물이란 걸 알게된다. 호오라, 쿠로와는 완전히 반대의 색을 지닌 백사자 회장님이 바로 그분이란 것~~ 고귀한 신의 사자라 여겨지는 백사자와 불길한 것의 상징이라 여겨지는 검은 고양이. 쿠로는 혹 자신의 존재가 백사자에게 누를 끼칠까 전전긍긍하지만, 그 반대로 몰래 하는 연애는 달콤하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 두 마리(?) 사이에 큰 영향을 주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

늘 혼자지만 씩씩한 쿠로, 다른 동물들의 숭배을 받지만 외로운 백사자. 어쩌면 둘의 만남은 필연일지도 모른다. 배척과 숭배는 어떤 의미에서는 비슷한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가까이 하기엔 먼 존재, 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겠지.

동물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이 사는 세계는 인간의 세상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점이라면 악당이라도 악랄한 놈은 없다는 것이랄까. 쿠로와 백사자 사이에 위협이 되었던 존재인 흑갈기단은 아웃사이더같은 존재이지만 쿠로를 인정해준 유일한 존재들이고 애니멀 컴퍼니가 계속 유지되도록 도와준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치면 산적이겠지만 이렇게 유순해서야. 백사자는 이들의 공을 높이 사 앞으로 잘 돌봐줬으면 하는데, 어떨지~~

두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늑대와 설표는 갯과와 고양잇과의 동물이다. 견원지간처럼 으르덩대던 두 마리가 사자 사장의 명령을 받고 임무를 수행하면서 매우 가까워지게 되는 이야기인데, 개인적으로는 이 이야기 쪽이 더 마음에 들었달까. 진짜 수컷과 수컷의 만남이다, 란 생각이 들어서... (푸힛)

이 작품은 동물귀와 꼬리를 가진 등장인물이 다수 등장하는데 겉모습만 그런 것이 아니라 그들의 습성 또한 잘 표현되어 있다. 등장인물에 동물귀에 꼬리만 달았다면 변태 인간들처럼 보일텐데 각 동물들의 습성이 잘 나타나 진짜 동물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만든달까. 그래서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시리즈는 캐릭터를 바꿔서 계속 연재한다고 하니 다음 단행본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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