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된 메리맨 - 뉴 루비코믹스 1067
시마지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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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말로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한다. 그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상관없이. 그렇다고 해서 사람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건 아니다. 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성품은 가지고 있되 어떤 면에서 변화가 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변화란 것도 쉽게 오는 건 아니다. 사람이란 기본적으로 변하길 싫어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덕분에 누군가가 변했을 때 박수를 쳐주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마지의『진심이 된 메리맨』은 사랑을 시작하면서 변해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표지 왼쪽이 메리맨인 칸바야시, 오른쪽이 오쿠다. 두 사람의 표정이나 몸짓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이게 두 사람의 성격을 아주 잘 보여준다. 자신만만한 표정에 뒷짐도 멋지게 진 칸바야시에 비해 쑥스러운 표정에 시선도 다른쪽을 향하는 오쿠는 소심하고 자기표현에 약하단 느낌이 든다. 게다가 두 사람의 손. 닿을듯 말듯 한 이 손은 두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는 듯 하다. 무척 귀엽잖아, 두 사람... 이런 생각을 하며 책을 펼쳤는데, 정말 이 두 사람 무척이나 귀엽다.

대학 동급생이자 이웃인 칸바야시와 오쿠는 3년전 우연히 단 하룻밤의 관계를 맺은 후 이제까지 친구로 지내고 있다. 하지만 그날의 일이 쉽사리 잊히지 않는 두 사람.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자신의 마음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던 어느날, 오쿠를 찾아온 한 남자가 신경쓰이기 시작하는 자신에 당황하기 시작하는 칸바야시. 드디어 행동 개시!

친구에서 연인이라. 참으로 어려운 관계다. 친구 이상의 감정은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이게 사랑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고, 막상 연인이 되었다가 헤어져서 친구 사이로도 돌아가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쌓인다. 그리고 고백을 어떤 타이밍에 해야 상대방이 그 고백을 진심으로 받아들여 줄지도 고민이다. 칸바야시가 딱 그렇다. 오쿠에게 고백을 하긴 했는데, 이런이런 타이밍이 나빴다. 만약 3년전이었다면 오쿠가 칸바야시의 고백을 바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글쎄, 그건 아니라고 본다. 그땐 칸바야시가 오쿠를 그런 식으로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그렇다고 3년이나 지난 지금 고백하자니 적절한 껀수가 없다. 그래서 칸바야시의 고백에 오쿠가 그런 식으로 반응했던 것이겠지. 나, 왠지 이런 거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굳이 본인의 경험담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笑)

하여튼 사랑 고백이란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특히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경우에는. 이 고비를 잘 넘기면 그다음은 그런대로 순탄하다. 하지만 이 커플의 문제는... 오쿠가 너무 소심하단 거다. 메리맨이란 표현답게 늘 명랑쾌할하고 시끄럽고 눈치없고 등등등의 문제를 가진 칸바야시가 진심이라고 아무리 말해 봤자 소심하고 신중한 오쿠의 입장에선 이게 과연 진심인지 아닌지에 대해 속을 끓일 수 밖에 없으니까. 하긴 아무리 누가 진심으로 사랑한다, 좋아한다 말해도 내 마음도 아닌 상대의 마음을 확실하게 알 수 는 없는 것이니까. 그저 믿는 것일 뿐.

게다가 오쿠의 경우 더 나쁜 건 사서 걱정하는 버릇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를 일인데 혼자 나쁜 상상을 하다니. 사랑할 땐 미래도 중요하지만 현재가 더 중요하다. 나중에 헤어질 게 두려워서 사랑하지 못한다면 그게 더 후회가 남을테니까. 회자정리(會者定離)! 오쿠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사람과 사람은 만나면 반드시 이별하게 된다. 그 때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방식으로 찾아올지는 모르겠지만. 이별할 걱정부터 하고 사랑을 한다는 건 추리소설을 결말부터 읽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오쿠, 칸바야시를 믿어봐. 이런 가벼운 녀석이 진심이 되면 더 진지해진다구.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말야.) 알콩달콩 둘의 밀당도 귀여웠고, 칸바야시나 오쿠가 서서히 서로에게 물들며 변해가는 모습도 귀여웠던 <진심이 된 메리맨> 앞으로도 메리메리 해피~~~하길.

표제작이 워낙 많은 분량이라 뒤에 실린 단편은 매우 짧았다. <사랑의 종소리>는 귀여운 고교생이 등장하는 학원물로 고교생다운 고백에 관한 이야기였고, <escape, don't escape>는 도망치는 자와 그를 쫓는 자의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심각한 분위기는 아닌 마지막 반전이 귀여웠던 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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