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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터 허니 - 뉴 루비코믹스 1078
키리시마 타마키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1년 7월
평점 :
뜨아악. 표지를 찬찬히 보다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미부 센세, 당신 손이 지금 어디 있는 거... (쿨럭) BL계 작품들을 접하다 보면 과감한 표지 일러스트를 많이 보기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과감한 건 처음일세. 그렇다고 나쁘단 이야기는 아니고, 나름대로 괜찮긴 하지만 오래 쳐다보지는 못하겠다. BL계에 입문한지 수년이지만 역시 이런 건 부끄럽다니까. (푸힛)
키리시마 타마키의『비터 허니』는『머스터드 허니』의 속편이다. 소년지 편집을 원했으나 BL편집부로 발령이 나 매일매일 알몸 넥타이 출근의 위협 속에서 일하는 하네다와 남자인데도 불구하고 BL만화를 그리는 미부의 첫만남에서 연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전작의 주된 스토리라면, 이번 작품은 연인 사이가 된 후 두 사람의 갈등이라든지 좀더 가까운 관계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주된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미부가 남자란 것을 절대로 발설하지마란 명을 받은 하네다는 다른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친구들을 만났다가 미부를 소개시켜달란 이야기를 듣는다. 하필이면 그때 걸려온 미부의 전화. 들키지 않으려면 되도록 빨리 끊는 게 상책이라 생각한 하네다는 얼른 전화를 끊지만 그게 미부의 오해를 사고 만다. 연인이 된지 수개월이 흘렀건만 아직 자신의 집으로 미부를 초대한 적도 없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전화를 후딱 끊는다. 친구에게 동료라고 소개한다, 등등의 사건은 미부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고 만다. 누군가를 사랑해서 연인이 되면 상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고, 더 많은 것을 공유하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하네다의 경우 편집부장의 엄명도 있었지, 남자끼리지 이렇다 보니 미부를 누구에게 소개한다는 것이 참으로 난감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상황엔 어쩔 수 없지 않나? 미부도 좀 이해를 해야지. 동료로 소개되는 자신을 보면서 속상하기도 했겠지만, 하네다의 열렬한 고백이 미부의 근심걱정을 싹 덜어줬으니 일단 한 건 낙착!
미부와 하네다의 두번째 에피소드는 소년만화를 그리게 된 미부가 교토로 하네다와 동행취재여행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온천에서의 밤을 기대했던 미부였지만, 예기치 못한 하네다의 행동에 미부는 몹시 마음이 상하고 만다. 솔직히 교토편의 이야기에선 하네다의 너무 소심한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 나 역시 조금 화가 나기도 했지만, 나중에 하네다의 진심을 들어보니 그것도 일리가 있더이다. 역시 사람은 말을 하지 않으면 상대의 진심을 잘 모를 수 밖에 없달까. 아무리 사랑하는 연인일지라도 모든 부분에 대해 생각이 일치할 수는 없다. 그럴 땐 대화가 제일이지. 암만, 그렇고 말고.
꽃미남 스타일에 그려내는 작품마다 히트치는 인기 작가이지만 시도 때도 없이 젖가슴을 외쳐대고, 하네다만 보면 바보개가 되어 버리는 미부와 소심한듯 하면서도 대범한 BL만화 편집자 하네다의 달콤쌉싸름한 사랑이야기와 더불어 편집장의 정체도 드디어 공개! 깜짝 반전의 재미도 쏠쏠했던 작품.
음, 근데 책을 읽다가 동의하기 힘든 한 문장 발견. 난 BL작가가 남자라도 좋은데, 다른 사람들은 BL작가 중 남자가 있다면 그 환상이 깨지고 마는 걸까. 때때로 남성 작가들의 작품을 접해 면 여성 작가들의 작품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어 난 좋기만 하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