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 2
오카이 하루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도쿄에서 가까운 휴양지인 쇼난 해변이 있는 에노시마섬. 그곳에 가면 특별한 고양이가 있다. 그 고양이의 이름은 오드리. 엉덩이 부분에 하트 모양의 무늬가 있는 아주 깜찍한 고양이이다. 언제부터 여기에 살았는지 본인도 모르고 있지만 - 실제로는 기억력이 1년도 채 못가는 듯 하다 - 인간의 말을 알아듣고, 인간의 말을 구사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고양이이다. 오드리가 살고 있는 곳은 요리란 남자가 운영하고 있는 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 특별한 요리는 없지만 마음 푸근하게 해주는 요리로 사람들을 반기는 곳이지만, 매년 가난뱅이신이 들러붙어 특별히 장사가 잘 되는 일은 별로 없다.

『에노시마 와이키키 식당』2권에는 번외편을 제외하고 총 7편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다. 200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이기에 각각의 에피소드들은 짧은 편이지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길이이다. 이들 에피소드 중에는 가난해서 밥을 굶고 다니는 소녀를 위한 오드리와 섬고양이들의 활약도 있고, 축제에서 길을 잃어버린 자신을 도와준 요리를 짝사랑하던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 발렌타인데이 에피소드, 바닷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한 여자의 영혼을 위한 오드리의 활약을 비롯해 심한 감기몸살로 몸져누운 요리를 위한 오드리의 대단한 활약도 있다.

특히 요리를 위해 활약하는 오드리의 모습은 귀여우면서도 짠했다. 그렇게 열심히 요리를 돌봐주었는데 결국 그 공을 아무도 몰랐단 거지. 게다가 실제로 활약하지도 않은 자시키와라시(벽장요괴)에게 모든 공이 돌아갔단 것이다. 오드리는 털이 빠질 정도로 고민하고, 간호하다 지쳐 쓰러져 잠들 정도였는데, 마냥 편하게 잠자는 고양이로 비치다니. 하긴 오드리가 인간의 말을 할줄 안다는 걸 인간들이 알게 되면 혼란이 올테니 어쩔 수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드리, 너에게 내가 궁디팡팡 상을 내리겠노라. 궁디 팡팡팡~~♡

후반부에 수록된 에피소드에서는 히카리에게 드디어 마음을 쬐끔 연 오드리의 이야기와 너무 다르게 생긴 자매의 이야기, 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하는 오드리만의 방법에 관한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다. 자매의 이야기는 무척 찡하기도 했는데, 역시 사람들의 마음이란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오해가 쉽게 생길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 그렇게 서로를 위하는데도 불구하고 그 마음을 몰라 언니를 오해했던 동생의 눈물을 보면서, 또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던 언니의 사정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짠해졌다. 나도 여동생과 나, 둘뿐이라서 그런지 자매 이야기가 나오면 괜시리 찡해지고 만다.

남의 아기 고양이까지 떠맡게 된 오드리의 피서 이야기는 오드리의 건망증과도 깊은 관련이 있었다. 세상에 작년에도 피서를 갔던 그 바위틈을 잊어버리고 또다시 온동네를 방황하며 더위를 피할 곳을 찾는 오드리의 모습이란... 게다가 가난뱅이신을 또 몰라보고 깜짝 놀라다니. 오드리는 은근히 빈틈이 많아 귀엽다. 수십년동안 살아온 요괴 고양이 비슷한 존재일텐데, 틈이 많아. 게다가 아기 고양이를 구하기 위해 몸을 날렸던 오드리. 역시 넌 사람에게도 고양이들에게도 희망과 사랑을 담뿍 나눠줄 줄 아는 예쁜 고양이야~~~

고양이 그림자체로 보자면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깜찍하고 귀엽지는 않지만 오드리의 마음 씀씀이와 헛점투성이의 태도, 그리고 건망증 같은 걸 보면 너무나도 귀엽다. 오드리가 가는 곳엔 늘 행복 오라만 피어오를 것 같다. 오드리로 인해 행복해지는 건 에노시마에 사는 사람들이나 고양이뿐만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다음권은 좀 빨리 나와줬으면 하는데, 소원이 이루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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