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腦內ポイズンベリ- 1 (クイ-ンズコミックス) (コミック)
미즈시로 세토나 / 集英社 / 2011년 5월
평점 :
자신의 본능에만 충실하면 되는 갓난쟁이 시절과 주변 어른들이 모든 것을 결정해주는 아이 시절을 지나 스스로 뭔가를 결정해야 할 나이가 되면 머리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해야 하나, 저렇게 해야 하나, 이렇게 하는 게 좋을까, 저렇게 하는 게 좋을까 등등의 고민때문에 매일매일이 고민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사적인 면에 있어서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될 때 그 고민이 특히나 많아진다. 연애를 시작하기에 앞서 저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백하고 한 번 들이대 볼까, 아니면 내숭떨면서 저 사람이 먼저 고백하도록 할까 등등을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기나 할까.『脳内ポイズンベリ- 』는 바로 이런 상황들을 직접 눈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동안 머리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사쿠라이 이치코의 머리속으로 들어가 보자.
서른을 며칠 앞둔 사쿠라이 이치코는 얼마전 모임에서 만난 23살의 사오토메를 마음에 두고 있는 상태에서 우연히 지하철역에서 재회하게 된다. 말을 걸까, 말까... 고민하는 이치코의 머리속에서는 5명의 뇌내회의 멤버가 옥신각신중이다. 의장 요시다를 필두로 비관주의자 이케다, 낙관주의자 이시바시, 순간의 감정을 중요시하는 하토코, 그리고 기억 및 과거를 기록하는 키시가 그 멤버. 이들은 이치코를 대신해 머리속에서 회의를 연다. 이케다는 비관주의자답게 절대로 말을 걸면 안된다고 하지만, 멤버들의 의견은 말을 거는 것으로 좁혀지게 된다. 결국, 용기를 내어 말을 걸게 된 이치코. 하지만 그후로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자 멤버들이 약간의 폭주를 하게 된다. 그 결과 둘은 함께 식사를 하게 되고, 식사 후 이치코는 사오토메의 집에 들르게 된다.
어라라, 이거 너무 빨라도 빠른 거 아냐. 라는 기분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말을 걸까, 말까를 고민하던 이치코의 소심한 성격을 생각해 보면 이런 결과가 절대로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납득이 간다. 원래 사랑에 빠지면 소심한 사람도 때론 대범해지기 떄문이다. 그리고 뇌내회의 멤버라 해도 결국엔 이치코의 무의식속에 자리잡은 어떤 감정들이기 때문에 감정이 폭주한다 해도 결국 이치코가 책임져야 할 문제겠지. 사고 아닌 사고를 치고 아침에 도망치다시피 사오토메의 집을 빠져나간 이치코는 그후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한다. 이런 이치코의 고민에 가만히 앉아있을 멤버가 아니지. 뇌내회의 멤버들은 또다시 급하게 회의를 주최하고 이치코의 행동을 결정하는데...
으아아악... 이치코를 보면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대담하게 사오토메와 하룻밤을 보낸 이치코가 다음에 사오토메를 만나서는 "전 그런 여자가 아니예요~~" 등등등을 외치는 걸 비롯해 이런 걸 무한반복하는 걸 보니 답답해서 정말이지. 자기가 먼저 다가가 고백해 놓고 발뺌이라니. 뭐, 사오토메의 성격상 먼저 다가올 타입은 아니니 이치코가 선수를 쳐야하는 건 맞지만, 그날 밤과 그다음의 이치코의 모습에 갭이 너무나도 크다. 근데 재미있는 건 사오토메가 이런 이치코를 꽤나 매력적으로 생각한다는 것. 자기 타입이었나 보다. 의외로 이치코가 한 발 빼자 더 적극적으로 나오는 사오토메, 꽤 남자답잖아. 물론 23살의 나이답게 어린 면이 보이긴 하지만, 이치코의 행동을 보면 이치코가 연하같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될 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사오토메가 이치코의 나이를 물었을때 30이라고 말하자, 당황하는 사오토메. 순식간에 쌩하고 사라진 이치코를 보면서 웃음이 나오는 게 아니라 쬐끔 슬퍼졌다. 나도 서른중반의 나이인데, 솔직히 연하남을 만나는 것도 그렇지만 나이 차이가 그렇게 나면 은근히 자격지심이 생긴달까. 그넘의 나이가 뭐라고... 하고 싶지만 이게 은근히 신경 많이 쓰이는 문제다. 잔뜩 풀이 죽은 이치코를 보니 남일같지 않더이다.
이렇게 밀당을 무한반복하는 이치코와 사오토메였지만, 일단 내가 보기엔 사오토메가 이치코에게 마음이 확 기운 것은 확실해 보인다. 문제는 이치코. 어른스럽지 못한 태도에 이랬다 저랬다 우왕좌왕하면서 다른 남자와 연락까지 주고 받으니 사오토메도 참다참다 폭발! 물론 그 남자와는 특별한 사이는 아니지만, 굳이 그 남자와 식사를 한 이야기까지 할 필요가 없지, 이치코. 이러니 연애를 제대로 못하고 서른이 된거 아니니, 라고 핀잔주고 싶지만, 너무 순진해서 그런 걸꺼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안하면 이치코의 캐릭터에 열불이 터져서 더 못읽을 것 같기에. 뭐, 서른줄의 여자에 대한 공감도 조금은 있기도 했지만.
이치코의 머리속에서 대소동을 일으키는 뇌내회의 멤버들. 좀더 정신차리시오. 이치코가 용기내어 고백한 그 사람과의 인연이 악연으로 끝나겠소. 이 멤버들은 나름대로 이치코를 돕자고 하는 행동일테지만 어째 매번 핀트가 어긋난달까. 하긴 내 머리속에서 생각한 것들이 직소퍼즐의 퍼즐조각처럼 딱딱 맞아들어가면 좋을테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뇌내회의 멤버들도 앞으로 고생이 많겠소. 음, 그리고 뇌내멤버들을 일순에 잠들게 한 '그녀'의 정체는 뭘까. 이치코의 열정이란 부분일까나. '그녀'의 활약도 기대해봄직하다.
음, 脳内ポイズンベリ- 는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뇌내 독딸기란 뜻인데, 이거 우리말 번역본으로 나올 땐 어떤 제목을 달고 나올까. 뇌내 포이즌베리? 머리속 독딸기? 머리속 포이즌베리? 아니면 머리속 대소동? 아니면 아예 다른 제목으로 나오려나~~ (은근 기대중) (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