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키벤 7 : 토호쿠 편 1 - 철도 도시락 여행기 에키벤 7
하야세 준 지음, 채다인 옮김, 사쿠라이 칸 감수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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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에키벤 가게를 운영하는 나카하라 다이스케는 아내의 응원에 힘입어 일본 일주 에키벤 여행을 떠났다. 큐슈, 시코쿠 / 츄고쿠, 간사이, 홋카이도를 지나 이번에는 토호쿠 지방이다. 토호쿠 지방은 겨울이 매우 길고 추운 지방으로 알려져 있는데, <은하철도의 밤>을 비롯한 수많은 동화를 쓴 미야자와 겐지는 이와테현, <인간실격>을 비롯한 많은 문학작품을 남긴 다자이 오사무는 츠가루, 그리고 요즘 들새 만화 <토리빵>으로 인기몰이중인 토리노 난코가 이와테현 출신이다. 또한 내가 좋아하는 팝아트 작가인 나라 요시토모 역시 아오모리현 출신으로 아오모리 현립미술관에는 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혹시 아시려나요? 아오모리의 개라고 엄청 큰 개 설치미술작품인데...)


 

다이스케의 이번 여정은 아오모리역에서 쿠지역까지이다. 일단 몇가지 눈에 띄는 지역이나 풍물에 대해 먼저 알아 볼까나. 세이칸 터널 탓피해저역 견학코스는 아오모리에서 하코다테에 이르는 구간으로 세이칸 터널은 53.85km의 길이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이며, 탓피해저역 역시 240m에 위치해 있어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해저역이다. 이 탓피해저역은 그냥 지나치는 역이 아니라 실제로 기차에서 내려 터널 내부와 해저역 위쪽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두었는데 이 해저역 위쪽에서는 쓰가루 해협과 탓피곶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이곳은 일본 유일의 계단 국도인 국도 339호와 연결되어 있는데, 세상에나 국도가 계단이라니. 이건 정말 어디에도 없을 것 같다.

오오다테역에서는 하치코 신사와 하치코 동상을 만나볼 수 있다. 하치코는 충견 하치공을 의미하는 말인데, 시부야역에 하치공의 동상이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실제 하치공의 고향인 아키타현에도 이렇게 하치공을 기념하는 구조물이 있다는 건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다.

아키타에서는 마침 다이스케가 도착한 때가 아키타 칸토 축제가 열릴 무렵이라서 근사한 칸토 축제 행렬을 만날 수 있었다. 칸토 축제는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축제로 대나무 장대에 수많은 등불을 달아 행진한다. 여름철의 병마와 나쁜 기운을 털어내고 풍작과 기술숙련을 기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50kg이나 되는 칸토를 한사람이 들고 행진한다. 이 축제의 등행렬도 멋지지만 역시 난 아오모리의 네부타 축제나 고쇼가와라의 타치네부타를 더 좋아한다. 왜? 더 멋지니까!

쥬니코역의 쥬니코란 12개의 호수를 의미하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호수가 있다고 한다. 이 호수들 중 하나인 아오이케는 너도밤나무 원생림 가운데 있어 태고의 신비를 보여준다.

다자이 오사무의 고향인 츠가루의 츠가루고쇼가와라는 일본 최북단의 사철로 이곳에는 그의 작품 이름을 딴 <달려라 메로스 호>도 운행하고 있다. 그리고 열차내에는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달려라 메로스 호>를 타고 가다 카나기 역에 도착하면 '사양관'이란 것이 있는데, 이 역시 다자이 오사무의 작품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다자이 오사무 기념관으로 사용되는 곳이다.

옛날부터 상어가 많이 잡힌 곳이라 해서 사메란 이름이 붙은 사메역은 괭이갈매기의 번식지인 카부시마와 가깝다. 번식기에는 괭이갈매기로 뒤덮인다고. 안타깝지만 다이스케가 이곳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번식기가 끝나 괭이 갈매기는 볼 수 없었다고 한다.

그외의 재미있는 역 이름 중에는 캄파넬라 타노하타 역과 칼보나드 시마노코시역이 있는데, 이 두 역의 이름은 모두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젊은 시절의 미야자와 겐지가 여행했던 곳이라 그의 작품 속 주인공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와우.

주목할만한 에키벤으로는 아오모리역의 <별 한가득 도시락>, 아키타역 <따끈따끈 탄포도시락>, <아키타가 한가득 도시락>, [반짝반짝 미치노쿠 시모키타]호 차량 한정 판매 도시락인 <반짝반짝 미치노쿠 도시락>등이 있다. <별 한가득 도시락의 경우> 아오모리 네부타 축제의 디오라마가 들어 있는 게 가장 끌렸다. 도시락도 먹고, 기념품도 챙기고 일석이조! <따끈따끈 탄포 도시락>은 토호쿠 특별식 탄포가 들어 있어서 좋았고, <아키타가 한가득 도시락>은 아키타현의 특산물로 구성되어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반짝반짝 미치노쿠 도시락>은 예약필수의 차량한정 도시락이기에 가격도 제법 비싸지만 완전 호화 도시락! 다랑어가 들어 있어서 매우 비싼듯 하다. 역시 일본인들은 마구로하면 사족을 못쓴다니까. (笑)

이번 여행의 동반자(?)는 프랑스 여성인 크리스티나이다. 호주 아가씨인 케이트와 외모가 비슷하지만 좀 독특한 아가씨이다. 식탐많고, 말 많고, 시끄럽고, 오버하는 경향이 있어서 처음엔 이 아가씨 뭐야, 이런 감정이 들었는데, "이럴수가 다이스키(케)의 잠꼬대는 최악입니다. 거기다 뚱보에 고소공포증에 고스트도 두려워하니 곤란합니다" (167p)라는 다이스케에 대한 평가를 보고 이 아가씨가 완전 마음에 들었다. 이 표현에 빵 터진거지. 솔직히 말해서 다이스케 별로 안좋아 했는데, 속이 후련하다. 이 아저씨는 철도랑 에키벤 이야기할때 빼곤 정말 매력이 없어서... (푸핫)

발랄한 프랑스 아가씨와 토호쿠 여행을 함께 된 다이스케 아저씨. 이번엔 에키벤 수가 좀 적은 듯해서 좀 아쉬웠어요. 좀더 분발하시길. 음 그리고 재료도 비슷비슷한 게 많아서.. 토호쿠는 특별한 에키벤이 많다고 하니 기대하겠~~어요.

사진출처 : 책 뒷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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