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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을 발로 찬 소녀 1 ㅣ 밀레니엄 (뿔) 3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스웨덴 뒷세계에서 은밀히 일어나던 여성 인신매매, 마약거래, 불법 무기 거래 등과 관련된 인물이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아버지 살라첸코란 사실이 드러났다. 리스베트는 어린 시절 아버지 살라첸코가 어머니에게 가한 폭행의 정도가 심해지자 결국 그를 죽이기로 마음먹고 화염병을 던지지만 살레첸코는 살아났다. 그후 리스베트는 정신병원에 수감되고, 정신병원에서 나온 후에는 후견인의 감시하에서 생활해야 했다. 아버지 살라첸코는 구소련의 첩보원 출신으로 스웨덴 정부에 기밀 정보를 제공하는 대가로 모든 자유를 누렸지만, 정작 리스베트를 포함한 나머지 가족들은 오히려 스웨덴 정부의 핍박을 받았던 것이다.
여성인신매매에 대해 조사하던 두 사람이 살해된 엔셰데 사건을 비롯해 리스베트의 후견인 비우르만 살해사건의 3중 연쇄살인 용의자가 된 리스베트는 자신의 힘으로 '모든 악' 즉, 아버지 살라첸코에 맞서기로 한다. 그리고 살라첸코가 은신하고 있는 시골집을 찾아가 결전을 벌이게 된다. 그러나 그곳에서 리스베트를 기다리고 있던 건 또다른 함정이었다. (밀레니엄 2부)
살라첸코를 죽이고자 한 시도는 실패로 끝났지만 상당한 상처를 입혔고, 이복오빠 로날드 니더만은 도주했다. 총에 맞은 리스베트는 병원으로 옮겨져 집중치료를 받게 된다. 그러나 뇌에 박힌 총알이 문제다. 제거를 한 후 안정만 된다면 리스베트는 살아날 수 있지만, 어떤 장애가 올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리스베트에 대한 긴급수술이 이루어지는 동안, 미카엘은 경찰을 상대하지만 경찰은 그의 말을 듣지도 않는다. 그곳에도 한스 파스테같은 인간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한 것은 리스베트의 개인 사물 몇가지를 미카엘이 잘 숨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리스베트는 무사히 수술을 받았고 안정을 찾아 가지만 골반과 어깨, 머리의 총상으로 인해 재활치료도 힘든 지경이다. 하지만 자신이 죽이고자 했던 살라첸코가 죽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오히려 역으로 살라첸코에게 죽임을 당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는 리스베트는 어떻게든 체력을 회복하려 노력한다. 그러던 중, 살라첸코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고, 살라첸코를 죽인 용의자 역시 자살시도를 한다. 도대체 갑자기 나타난 그 자는 누구란 말인가?
밀레니엄 3부『벌집을 발로 찬 소녀』1권 전반부에는 리스베트의 수술과 회복과정, 살라첸코 살해 사건을 비롯해 살라첸코를 비밀리에 보호하던 세포의 비밀조직이 드디어 드러나게 된다. 이제까지는 리스베트와 미카엘의 조사에 의해 밝혀진 세포의 비밀조직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젠 드디어 그 뱀 둥지의 실체가 확실하게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물론 독자에게만) 이 비밀조직은 세포내에서도 알려진 바가 없으며 과거 냉전시대의 유물을 끌어 안고 사는 인물들이 주축이 된 소수정예 집단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 살라첸코의 행적이 보다 뚜렷하게 밝혀진다. 이들은 이젠 쓸모없어진 살라첸코를 죽이고, 리스베트를 다시 정신병원으로 넣을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리스베트와 가까운 미카엘에 대한 불법도청, 감시, 불법주거침입 등 온갖 불법적인 행동을 취하는데, 이는 분명 공권력의 오용이요, 남용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이 세포내의 비밀조직으로 존재한 수십년 간 도대체 얼마나 많은 공권력의 악용이 이루어졌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해지는 부분이다. 뭐,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안기부같은 데서 무슨 공작을 벌였는지 알게 뭐람. 알려진 것만 해도 후덜덜인데, 알려지지 않은 건 얼마나 많을지 상상도 하기 싫다.
2권 후반부에서는 체력을 회복하기 시작한 리스베트를 위한 여러 인물들의 활약이 그려진다. 미카엘은 리스베트가 퇴원할 무렵이 되면 재판을 받아야 하기에 모든 사건에 대한 자료를 볼 수 있도록 미니 컴퓨터를 병실에 몰래 들여보낸다. 물론 이 과정에서 리스베트의 주치의의 협력이 필수였다. 이 의사는 리스베트에 대해 편견을 가지지 않는 인물 중 하나였고, 리스베트는 점차 이 의사에게 마음을 열고 그의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미니 컴퓨터를 통해 리스베트는 자신의 재판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그 내용에 대해 파악하는 한편, 세포의 살라첸코 그룹에 대한 조사도 시작한다. 물론 병실안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리스베트는 해커 비밀조직의 팀원들의 도움을 받게 된다.
한편 밀레니엄 잡지사는 살라첸코 그룹에 대한 기사 대신 일단 다른 기사를 먼저 내보내기로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살라첸코 그룹에 대한 조사가 아직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밀레니엄의 헨뤼는 스웨덴 건설시장에 대한 조사를 하다가 불필요하게 높이 책정된 건축비에 대해 파고들게 되고, 이것이 동남아 시장의 아동노동과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 사건과 관련된 인물이 골치였다. 그 인물은 바로 에리카를 스카우트해 간 신문사의 이사였던 것이다.
대략 1권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세포 내의 비밀조직 살라첸코 그룹은 동면에서 깨어난 뱀처럼 꿈틀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고, 리스베트쪽 역시 이들을 옭아맬 올가미를 착실하게 준비해 간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이 사건과는 별개로 밀레니엄의 다음 기사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밀레니엄 시리즈의 공통점은 1권의 경우 모든 포석이 깔리고 말들이 움직일 준비를 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2권의 경우 1권에 비해 매우 속도감 있는 전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밀레니엄 3부는 2부의 내용과 연결되기 때문에 2부와 3부의 연결점을 찾고, 그것을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을 짚어보면서 읽는다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