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락 Deadlock - DEAD 시리즈 1, B愛 Novel
아이다 사키 지음, 다카시마 유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아이다 사키의 데드 시리즈를 언젠가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그때가 왔다. 대부분의 작품은 다 읽었지만 왜 이 시리즈는 계속 미뤄뒀었을까. 이렇게 재미있는 걸~~ 게다가, 일러스트가 예술이다. 완전 멋진데, 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일러스트다. 때론 표지만 괜찮고 본문 일러스트는 엉망인 책도 많지만, 이건 컬러 일러스트고 흑백 일러스트고 할 것 없이 모두 끝내주게 멋지고 예쁘다. 본문 내용에서 아무리 주인공이 예쁘고 멋지다고 설명을 해도 일러스트가 엉망이면 호감이 가지 않는데, 이건 뭐 일러스트에 대해선 나무랄 점이 하나도 없다. 물론 스토리도!

마약수사청(DEA)의 마약조사관 유우토 레닉스는 동료수사관 살해혐의라는 누명을 쓰고 악명높은 셀거교도소로 보내진다. 원래는 다른 교도소에 수감되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유우토는 FBI와의 교섭을 통해 이곳으로 보내진 것이다. 유우토의 임무는 잠복중인 테러리스트 조직의 두목 코르부스를 찾아내는 것. 하지만 교도소장부터 쓰레기인 악명높은 교도소답게 유우토는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곤욕을 치루게 된다. 예쁘장한 얼굴과 동양인이라는 점때문에 교도소 갱 패거리의 눈에 띄게 된 것이다. 유우토의 감방 동기는 딕이란 남자로 장신에 단정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웬일인지 교도소 내의 갱들도 그에겐 한 수 접어 주는 분위기다. 딕은 유우토에 대해 쌀쌀맞게 굴지만 미키나 네이선, 그리고 그날 유우토와 함께 들어온 매쉬등은 유우토에게 호감을 보이며 동료로 따스하게 맞아준다. 

유우토는 나름대로 수사를 진행하려 하지만 여러가지로 난항에 부딪힌다. 흑인 갱들에게 두들겨 맞지를 않나, 교도소에서 일어난 살해 현장을 목격하게 되지 않나, 갱들에게 걸려 만싱창이가 된 매쉬의 목수를 위해 미키를 돕다가 독방에 갇히는 등 온갖 수난과 역경에 시달리게 된다. 한편 딕은 처음의 쌀쌀맞은 태도와는 달리 조금씩 유우토에게 곁을 허락하긴 하지만 역시 어려운 남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우토는 그가 믿음직스럽고 기대고 싶어지는 자신에 당황해한다. 특히 독방에 갇혔을 때 받은 딕의 쪽지에 위안을 얻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유우토의 앞날에 어떤 일이 또다시 닥쳐올 것인가. 그의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노벨을 읽으면서 감옥, 그것도 미국 감옥을 배경으로 한 건 처음 읽어 보는 듯 하다. 그러고 보니 마약수사청 수사관이나 FBI, CIA 같이 수사기관의 요원들이 등장하는 것도 거의 읽어 본적이 없는 듯하다. 일본 경찰이나 야쿠자, 혹은 마피아가 등장하는 건 여러편 읽어 봤지만.. 그래서 무척 신기하면서도 흥미로웠달까. 아, 물론 미드나 영화를 보면 교도소물이 많긴 하지만, 그건 미국에서 제작된 것이나 그렇다고 쳐도 이 책의 경우 일본인 작가가 쓴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다 사키는 경찰이나 야쿠자물을 잘 쓴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것도 꽤 괜찮잖아, 라는 느낌이랄까. 특히 네이선이 이야기하는 미국의 교도소 비지니스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로웠다. 이 작가, 도대체 모르는 게 뭐야!

감옥이란 격리된 공간에서 조금씩 변해가는 유우토의 모습을 보는 것도 무척 흥미로웠고, 코르부스가 누굴까 하고 짐작해 보는 것도 꽤나 재미있었다. 일단 딕은 제외하고~~ 유우토와 딕이 사랑할 사이가 되는 건 뻔한데, 딕이 적인 코르부스라면 곤란하지. 코르부스의 정체는 후반부에 들어서서 대충 짐작이 갔는데,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는 알 수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리고 딕의 정체에 대해서는 대충 짐작한 것은 맞았지만 솔직히 충격이었달까. 일종의 인간암살병기였잖아, 라는 느낌. 참 힘든 삶을 살아 왔겠구나 싶었다. 그런 그에겐 코르부스를 죽여야 한다는 일념 하나만이 남은 게 이해가 된다. 자신의 동료이자 연인이 눈앞에서 살해당하는 걸 목격했으니까. 그에 비하면 유우토는 감옥에서 정말 끔찍한 일을 겪긴 했지만 나름대로 평탄한 삶을 살아온 것이군, 하는 생각이... 그렇다고 유우토가 싫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순진해서 그런 결과를 만들어 버린게 좀 안타까울뿐.

음.. 그외의 인물 중에 가장 마음에 든 건 역시 네토. 와우, 이 사람은 치카노계 보스인데 독방에 갇힌 유우토를 많이 격려해준 인물이다. 첨엔 초로의 신사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일러스트를 보고 깜짝 놀랐다. 많이 잡아 봐야 삽십대 초반의 근사한 남자였으니까. 와우, 어떻게 보면 아름답게 생긴 딕보다 이쪽이 훨씬 남자다워보였다. 성격도 좋고. 아, 그렇다고 딕이 성격이 나쁜 건 아니고.. (笑) 
 
유우토와 딕, 두 사람은 각각의 임무를 수행하고자 교도소에 들어왔다. 같은 목적이지만 다른 수사기관에 소속된 사람들인 유우토와 딕이 함께 임무를 수행할 수는 없다. 딕은 딕대로, 유우토는 유우토대로 탈주에 성공한 코르부스를 쫓을 것이다. 그렇게 되다 보면 언젠가 둘은 다시 재회할 수 있지 않을까. 무사하기만 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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