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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스 Ultras - 뉴 루비코믹스 917
Est Em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작년초에 Est Em을 처음 알고 나서 이 작가의 작품은 죄다 찾아 읽었었다. 매력적인 작화에 독특한 캐릭터, 그리고 그들이 엮어가는 개성적인 사랑방식에 몹시 끌렸다. 한동안 작가의 작품이 나오지 않아서 잊었다가 혹시나 싶어 검색해 봤더니, 아니 작년 봄에 나온 책이 있었잖아... 이거 어쩔..(ㅡㅡ^) 좀 많이 늦긴 했지만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작가님!
작가의 대부분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ULTRAS 』역시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총 다섯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일단 표제작인 <ULTRAS> 이야기부터! 표지 그림을 봐서는 축구에 관한 이야기인듯 한데 혹시 축구선수들 이야기인가 싶었더니, 서포터들 이야기였다. 하긴 서로 소속된 축구팀이 다르면 만날 수 있는 건 축구 필드뿐이니까.... (납득) 근데 입고 있는 유니폼이 다르다. 호오라, 다른 팀을 응원하는구나~~~
이 작품 역시 스페인을 배경으로 하는데, 스페인하면 역시 투우와 축구! 유럽선수권 우승으로 온 국민이 하나가 된 역사적인 밤에 사고를 친 두 인물이 있었다. 알과 레온은 우승의 기쁨과 더불어 기찬(?)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서로 라이벌인 팀의 서포터들이였던 것이다. 유럽선수권대회에서는 함께 자국을 응원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다른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이었던 것. 이들의 라이벌 의식은 대단해서 서로 눈도 안마주친다는데, 이거 어쩔.... 레온은 도망치듯 알의 곁을 떠나지만 두 사람은 인연의 붉은 실로 꽁꽁 싸매져 있는 건지 레온의 할아버지가 운영하는 헌책방에서 딱마주치고 말았다!
라이벌팀이지만 자꾸만 레온에게 신경쓰이는 알, 그리고 그런 알이 싫지않은 레온. 하지만 서로 다른 축구팀을 응원한다는 것은 이들에게 있어 절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려는 시도나 마찬가지랄까. 초등학교 선생님인 알이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더니, 아예 친구를 안한다거나, 자기 팀 응원단으로 끌어올다는 무시무시한 발언을 한다. 하지만 헤수스란 아이만은 "상관없어요"라고 말한다. 늘 축구시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늘 축구를 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아이에게 한 수 배우셨군요, 알쌤. 분명 이들에게 축구란 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지만, 인생에는 축구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많다. 우정이나 사랑처럼.
그외의 작품으로는 사기꾼을 속여 넘긴 사기꾼의 이야기인 <세이 헬로 투 Mr. 스미스>와 관찰하는 자와 관찰당하는 자를 그린 <The Onlooker>, 지나간 사랑인줄로만 알았더니 여전히 사랑이었더라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Who Killed Oscar?>와 인종을 넘어 축구로 맺어진 사랑 이야기인 <Localy Visitante>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중에서 <The Onlooker>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결말부분이 완전 환상적이었다.
역시 감각있는 작가, 라는 느낌으로 가득 찬 <ULTRAS>! 작가의 다음 작품도 얼른 만나보고 싶다. 일본에서는 올 4월에만 신간이 두 편이나 나왔던데, 얼른 만나고 싶어요! (제발, 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