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츠메 우인장 10
미도리카와 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시절부터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를 보고 느껴왔던 나츠메 타카시는 친척들의 집을 전전하며 살아가지만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는 외로운 시간을 보내왔다. 그런 나츠메 앞에 나타난 먼친척 시게루 아저씨와 토오코 아줌마는 나츠메를 사랑으로 거두어 주고, 나츠메는 그 사랑속에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나츠메의 할머니였던 레이코역시 요괴를 볼 줄 알았던 사람으로 나츠메처럼 외로운 생활을 했었다. 그당시 요괴들과 대결하여 그들의 이름을 받아놓은 것이 바로 우인장. 나츠메는 그속에 이름이 적혀 있는 요괴들의 이름을 돌려주기도 하고 때로 그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며 지내고 있다. 나츠메의 곁에 있는 야옹선생(개인적으로는 냥코센세란 표현이 입에 붙었습니다. 애니에선 냥코센세라고 불러서)는 우인장을 노리고 있지만 그건 나중의 일. 일단은 나츠메의 수호요괴로 붙어 있다. (본래 요괴의 모습은 멋지지만 마네키네코에 봉인되어 있던 몸인지라 사람들에겐 괴상한 고양이 모습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다라 쪽을 훨씬 좋아합니다.)

『나츠메 우인장』10권에는 두펀의 에피소드가 실려있다. 처음 시작할 땐 네다섯 편 정도의 에피소드가 실려있었지만 점점 갈수록 이야기가 복잡해지고 나츠메에게 닥치는 위험수위도 높아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첫번째 에피소드에는 나츠메의 초등학교 동창이 등장한다. 어린 시절 나츠메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거짓말을 한다고 했던 그런 부류의 아이로 이름은 시바타. 시바타는 왜 갑자기 나츠메의 앞에 나타난 것일까. 나츠메는 친구들과 함께 있다 시바타의 출현에 당황하고 만다. 자신이 지켜오고 있는 선이 무너질까 두려웠던 것이겠지. 겨우 행복과 안정을 찾은 삶을 살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나도 시바타가 싱글거리면서 나타났을 땐 만화속으로 뛰어들어 한대 팍 치고 싶었달까. 그치만 시바타의 사연을 알게 된 후 그 마음이 가라앉긴 했지만, 역시 나츠메를 곤란하게 만드는 사람은 싫다.

시바타가 나츠메를 찾아온 건 자신이 만나는 여학생에 관한 일 때문이다. 무라사키란 이름의 그 아이가 진짜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단다. 나츠메는 시바타와 함께 그녀를 만나 보고 사람이라 말하지만, 야옹선생은 그날 밤 나츠메에게 요괴 냄새가 묻어 왔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 여학생은 정녕 요괴였던가.

죽어가는 등나무 요괴인 무라시키와 평범한 인간 아이인 시바타의 이야기에 가슴이 찡해졌다. 요괴와 인간 사이는 너무나도 멀어 보이지만, 인간은 요괴를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지만, 그건 요괴가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로만 인식되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들 중에는 요괴 이상으로 인간에게 악의를 품고 있는 존재도 많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요괴 이야기를 만나게 되면 가슴이 아플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두번째 에피소드는 미스미산의 월분제 이야기이다. 10년마다 풍월신과 불월신이 만나 내기를 하고 그 내기에서 이긴 신이 미스미산을 다스리게 된다. 만약 풍월신이 이긴다면 마스미산의 초목은 더욱 풍성해질 것이지만 불월신이 이긴다면 미스미산 주변은 메마르게 된다. 원래 인간들의 축제에서 비롯되었지만 인간들이 점점 그 축제를 멀리하게 되고 신을 모시지 않게 되자 요괴들이 그 축제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풍월신이 몇년전 얼치기 퇴마사에게 봉인된 후 지금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 이대로 풍월신이 나나타지 않는다면 불월신의 승리가 될 것이고 미스미산 주변은 재앙이 내릴테지. 풍월신을 모시는 흰삿갓패는 나츠메에게 풍월신을 찾을 때까지만이라도 풍월신 역학을 맡아주길 청하는데...

나츠메의 풍월신 분장. 의외로 무척 잘 어울리더군. 나토리도 깜빡 속을 정도. 나츠메를 닮은 요괴라는 표현에 빵터지고 말았다. 히이라기는 단박에 알아 봤는데 말이지. 어쨌거나 나츠메는 나토리와 히이라기등의 도움으로 - 물론 야옹선생(마다라)의 도움도 받았다 - 이 난제를 무사히 풀어나가게 된다. 늘 느끼는 거지만 히이라기는 좀 시니컬하면서도 다정하다니까.

이 이야기에서 안타까웠던 건 사람들의 믿음이 사라지자 신의 힘이 미약해져 얼치기 퇴마사의 봉인도 풀지 못한 풍월신의 모습이었다. 불월신은 그런 풍월신의 모습을 보고 함께 떠나기를 요청한다. 그건 어쩔 수 없겠지. 더이상 사람들의 믿음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선 그들의 존재 자체가 무의미해지니까. 이렇게 사라진 신들이 얼마나 많을까. 예전에 나온 츠유카미 역시 그런 존재였던 기억이 아는데, 사람의 믿음이 줄어드니 점점 작아져 엄지공주 사이즈가 된 츠유카미는 자신을 믿어주던 마지막 사람이 세상을 떠난후 사라지게 된다. 역시 풍월신과 불월신도 나중에는 그렇게 될 운명이었겠지.

이 에피소드를 보면 나토리가 많이 변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요괴는 퇴치해야만 할 존재로 여겼던 나토리가 불월신을 퇴치하기 보다는 풍월신을 제자리로 돌려 놓길 원하기 때문이다. 예전같으면 무조건 퇴치! 라고 했을 나토리가 많이 부드러워졌다. 나츠메 역시 인간과 요괴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가면서 많이 밝아지고 편안해진 모습을 보이는데 나토리도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 나토리의 경우 이미 너무 오랫동안 요괴를 증오해왔기 때문에 그게 쉽지는 않을지라도 말이다. 

변함없이, 아니 점점 더 요괴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나츠메의 성장담이자 인간과 요괴 사이의 우정, 믿음, 사랑등에 관한 따스한 치유계 만화, 나츠메 우인장. 다음엔 어떤 이야기로 우리를 찾아올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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