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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지 못해 - 러쉬노벨 로맨스 234
아이다 사키 지음, 사쿠라기 야야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7월
평점 :
BL 노벨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꼽는 아이다 사키의 소설은 나름대로 많이 찾아서 읽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아직 읽지 못한 책이 꽤 있다. 이 소설도 그중의 하나인데, 아무래도 등장 인물이 일반인같아서 제외시켜 뒀을지도. (흐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일반인을 별로 안좋아합니다) 게다가 아이다 시키는 경찰이나 야쿠자(혹은 마피아)가 등장하는 어둠의 세계의 이야기를 특히나 잘 묘사하기 때문에 이 소설에 별로 거는 기대는 없었다. 그래도 아이다 사키니까 적어도 실망을 시키지 않으리란 생각을 했달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척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나쁘지는 않았단 것. 그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볼까나.
일단 표지에 있는 인물에 대해. 왼쪽에 발가벗고 있는 녀석은 스무살의 대학생으로 이름은 마사미치이고, 연인과 막 헤어진 상태이다. 오른쪽에 있는 남자는 34살의 형사로 이름은 쿠몬, 마사미치의 옆집에 산다. (이런 우연이!) 근데 아무리 봐도 쿠몬의 얼굴은 스물 일고여덟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너무 젊게 그렸어. 약간은 아저씨삘이 나도 좋았을텐데. (아, 요즘 제가 아저씨에 푹 빠져서... 이렇습니다)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컬러일러스트. 하나는 마사미치가 맞는데, 마사미치와 같이 있는 이 안경낀 섹시한 남자는 누구지? 마사미치가 혹시 두 남자를 만나게 되는건가, 하는 야릇한 상상을 해봤는데, 속았어, 속았어, 완전 속았어. 마사미치가 분통을 터뜨릴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난 공감하고 말았다. 이 사람도 쿠몬이라잖아!!!!!!!!!!!!!!!!!!! 이게 어떻게 동일인물일 수가 있어!!!!!!!!!!
표지 일러스트와 안쪽 컬러 일러스트 이야기를 하다가 너무 흥분해렸다.
다시 본래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마사미치는 연인과 헤어진 괴로움을 달래기 위해 게이바를 찾았다가 그곳에서 한 남자를 만난다. 은테 안경, 저음의 부드러운 목소리, 매력적인 얼굴. 단 하룻밤만이라도 좋으니 위로를 받고 싶다는 생각에 마사미치는 이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이건 하룻밤의 꿈일 뿐, 더이상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마사미치의 앞에 이 남자가 나타났다. 옆집 남자로. 게다가 어젯밤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구깃구깃한 양복에 헝클어진 머리로. 도대체 한 사람이 어쩌면 이렇게 바뀔 수 있는 거지? 마사미치는 속았다는 생각에 쿠몬에게 까칠하게 굴기 시작한다. 하지만 쿠몬은 마사미치가 싫지 않은 듯 그의 곁으로 자꾸만 다가서는데...
처음엔 싫었지만 자꾸만 그에게 끌리고 마는 마사미치와 대놓고 마사미치에 대한 관심을 표하는 쿠몬. 두 사람의 밀고 당기기가 이 책의 작은 재미라면, 쿠몬이 수사하는 사건 해결은 이 책의 또다른 재미이다. 암만, 형사가 사랑만 해서는 쓰나, 수사도 해야지. 다른 소설에 비해 형사 이야기의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그러나 저러나 범인이 그 사람이라뉘! 사실 이건 뭐, 작가가 범인을 깔고 앉아 독자에게 전혀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짐작도 못할 사람이 범인이란 것만 밝혀둔다.
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조연들 중, 아이바. 딱 한장면에서 얼굴이 나오는데 근사하게 생겼구나. 비록 사랑을 얻지는 못하지만 든든한 지원자로 남아주는 아이바는 멋진 캐릭터. 물론 질투도 하고 해서 마사미치에게 싫은 소리도 하지만, 반듯한 사과를 할 수 있다는 건 역시 멋진 거지. 그리고 친구인 타마루도 굉장히 귀여운 녀석이었다. 마사미치의 성벽을 이해해주는 친구일 뿐만 아니라, 마사미치가 위험에 처했읉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니까. 작가 후기에는 아이바와 타마루 커플링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와 있던데, 글쎄. 난 둘을 연결시키는 것보다는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참, 일본 원서 표지를 보다가 빵 터졌다. 번역본 그림과 약간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마사미치에게 옷을 입힐 수는 없으니 나름대로 가위질을 하셨군요. 그러고 보니 옛날 만화책을 보면 억지로(?) 옷을 입히거난 꽃을 뿌려서 몸을 감추기도 했는데, 그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건가?? (푸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