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에 - 슈퍼 루비코믹스 069
아이다 사키 글, 유기 야마다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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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이 돌아오셨다!!!
오빠도 아니고 웬 형님?? (이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본인은 여자라서 남자에게 형님이란 말은 원래 쓰지 않지요. 원래는! - 야쿠자였던 형님이기 때문에 형님이 돌아오셨다는게 맞는 표현이겠지요)

보고 싶었어요, 사와라기씨. 아이다 사키와 야마다 유기의 환상적인 콤비의 전작『고작 사랑이잖아』에서 조연으로 등장했던 사와라기씨가 돌아왔다. 홀아비의 몸으로 마코토를 키우고 있는 이즈미와 형사가 된 신의 사랑이 드디어 이루어지게 된 이야기도 재미있었지만 이즈미를 늘 뒤에서 서포트해주던 형님의 포스를 잊을 수 없었다. 마약관련 사건으로 체포되면서 "재판에도 오지말고, 면회도 오지말고, 출소하면 제일 먼저 찾아갈테니 기다리고 있어"란 말만을 남긴 사와라기씨의 이야기가 더 보고 싶었는데, 이 작품으로 완전 소원 성취한 셈이다.

이야기는 5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간 사와라기가 교도소에서 만났던 슈야란 청년과 재회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도대체 그들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슈야는 부모의 어머니의 학대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타인을 믿지 못하는 성향으로 자라왔고, 그것은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는 성격으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교도소에서도 역시 그런 생활을 이어져 사와라기와는 다른 야쿠자 조직에 속해 있던 소네의 여자로 살아간다. 출소하면 야쿠자 생활을 깨끗이 청산하기로 마음먹은 사와라기는 슈야의 접근을 허락치 않지만 소네에게 폭행당하던 슈야를 구해주고 만다. 이후 사와라기는 먼저 출소, 스낵바를 차린 후 혼자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사와라기 앞에 슈야가 호스트로 다시 나타나게 된 것이다.

누군가에게 심하게 얻어맞은 채 나타난 슈야는 사와라기의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지만, 어느 비오는 날 밤 버려진 고양이를 안고 다시 나타난다. 그리고 이때부터 두 사람과 한 마리의 동거가 시작된다. 그러나 여전히 사와라기는 슈야와의 거리를 두고 있다. 교도소 시절과 전혀 변함없는 슈야의 태도가 문제였겠지. 슈야는 사와라기의 마음을 얻기 위해 조금씩 변화해 나가기 시작하지만, 우연히 출소한 소네와 맞닥뜨리게 되고 마는데...

야쿠자 생활을 깨끗하게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와라기는 이전과 같은 포스는 없어졌지만, 한층 부드러워졌다. 어떻게 보면 약간 초췌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예전의 날선 인상은 많이 없어졌달까. 물론 때때로 예전의 모습이 보이긴 하지만 - 아마도 어쩔 수 없겠지 - 많이 부드러워졌다. 형님일 때도 좋았지만 역시 이 모습이 더 맘에 든다. 개인적으로는.

슈야를 귀찮아 하면서도 슈야의 변해가는 모습에 순수하게 기뻐하는 사와라기의 표정은 잊을 수 없다. 그런 둘 앞에 나타난 소네는... 천하제일의 악당이었다. 생긴 것도 기분 나쁘게 생겨서. (쩝)

슈야의 경우 처음엔 이제껏 자신이 타인과 맺어온 관계방식대로 사와라기에게 다가가지만, 그것으로 사와라기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사랑받고 싶으면 변해라.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스스로의 손으로 잡아라. 슈야에겐 이게 정답이 아니었을까. 처음엔 슈야란 캐릭터가 참 별로였는데,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보자니 조금은(?) 사랑스럽게 느껴지게 되었다. (사와라기씨를 봐서 그렇게 느꼈을지도...)

이렇게 변해가는 슈야와 슈야를 조금씩 받아들이는 사와라기 앞에 나타난 소네때문에 결국 슈야는 사와라기의 곁을 떠나고 만다. 슈야가 사와라기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그것 단 하나였으니까. 이런 걸 보면 슈야의 삶도 참 파란만장하다. 고작 스물몇살에, 이런 일 저런 일, 겪지 않아도 될 일을 다 겪고 마니까.

해피엔딩으로 가는 길은 참 멀었다. 그리고 힘들었다. 하지만 쉽게 얻어지는 사랑은 쉽게 식기 마련이고, 쉽게 사라지게 마련이다. 어쩌면 이 둘 사이에선 이런 일들이 필요했을지도 모르지.

조연으로 등장한 하스미씨. 무척 멋있었습니다. 사와라기를 여전히 잘 보살펴 주고 있기도 하고, 사와라기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고. 이 분도 나름대로 사와라기를 지켜주는 분이었지. 그리고 사람은 아니지만 꼬마란 이름을 얻는 고양이. 아웅, 귀여워. 특히 밥 달라고 양양거리는 거 보면서 깨물어 주고 싶었다. 전편의 주인공인 이즈미와 신은 여전히 알콩달콩 귀엽게 사랑하고 있고, 훌쩍 커버린 마코토는 귀염성이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귀엽다. 너무 많은 것을 아는 게 탈일지도..  

참.. 형님 이야기가 소설로도 나왔단다. 슈야와 사와라기씨의 후일담을 담은 花片雪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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