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서유요원전 대당편 2 만화 서유요원전
모로호시 다이지로 지음 / 애니북스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수양제의 폭정에 견디다 못해 반란이 일어나 결국 수나라는 멸망했다. 그후 시작된 군웅할거의 시대, 이연은 당나라를 세우고 분열된 나라를 통합해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는 백성들을 더욱더 힘겹게 할 뿐이었으니, 계속되는 전쟁과 기근으로 인해 목숨 부지하기도 힘겨운 시절이 계속된다. 이런 상황에서평정산의 산적들은 금각과 은각 형제를 중심으로 세력을 키워 당에 맞서는 한편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무지기의 선택으로 제천대성의 칭호를 이어받은 손오공은 제천현녀라 스스로를 칭하는 용아녀와 함께 백운동에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곳 바위에 적혀 있는 예언에 나와 있는 손오공과 용아녀의 운명. 이들은 과연 지살의 운명을 천강으로 바꿀 수 있을까. 용아녀는 평정산 산적들의 공격 목표를 당군으로 하여 당군의 군량미를 빼앗는 한편 그것을 굶어죽어가고 있는 백성들에게 나눠주지만 제왕 이연길에 의해 이들은 고문받고 죽어간다. 이 모습을 본 손오공은 분노에 휩싸이에 되고 이것을 계기로 손오공은 자신의 몸안에 깃든 제천대성의 힘을 각성하게 되지만 아직 그 힘을 다스리지 못하고 폭주하게 된다. 

손오공이 폭주하고 있는 동안 용아녀는 은각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들게 되지만 우여곡절끝에 그곳을 탈출하고 백운동으로 돌아온다. 백운동으로 돌아온 손오공은 용아녀가 평소와는 다르다는 걸 눈치채게 되고 통비공이 보여준 용아녀와 은각의 모습에 분노하여 금고봉을 뽑고 은각과 평정산 산적을 모두 죽여버린다. 그러나 손오공이 다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안개가 걷힌 백운동에 당나라 군대가 쳐들어오게 되고, 용아녀는 마지막 싸움을 준비하는데...

『서유요원전 대당편』2권은 손오공이 제천대성의 힘을 각성하고 금고봉을 얻게 되는 이야기와 남장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다른 여자들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던 용아녀의 내면이 심도있게 그려진다. 만약 이런 혼란한 시기가 아니었다면 용아녀는 이런 삶을 살지 않아도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용아녀가 살던 시기는 전쟁이 끊이지 않고,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값도 안되던 시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수행과 정진을 통해 어느 정도의 힘을 얻게 되었으나, 역시 여성으로서의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여성으로서의 한계...라. 이런 걸 보면 같은 여자인 나로서는 참 묘한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금고봉은 제천대성의 칭호를 잇는 자만이 뽑을 수 있고, 용아녀에겐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고. 매달 찾아오는 월경때에는 모든 힘을 잃는다는 것도 그렇고. 결국 손오공에게 자신의 힘과 운명을 각성시키도록 도와주는 존재, 즉 부차적인 존재로밖에 남을 수 없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는 항상 남성 중심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나 하는 그런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용아녀가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여성으로서의 삶을 포기하지만 결국 이제껏 수행한 것을 한 번에 포기하는 장면을 보면서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용아녀가 남다른 면모를 보이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백운동의 비밀을 지킨다는 것과 금고봉을 포기한 손오공에게 금고봉이 다다를 수 있도록 죽어서도 자신의 소임을 다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역시 아쉽다. 용아녀가 너무 일찍 죽어버린 것이.

손오공의 경우, 용아녀에 비해 너무나도 아이같은 모습을 많이 보인다. 분노에 폭주하지를 않나, 금고봉을 내팽개치질 않나, 백운동 바위에 적힌 예언에 대해 저런 거 모른다고 투정하지를 않나. 아직 손오공에겐 많은 성장이 필요하다. 자신의 어머니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했어도, 용아녀가 대의를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손오공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2권은 금각 VS 손오공의 싸움이 다시 시작될 거란 암시를 보여주며 끝이 났다. 아무리 개차반같은 동생이었을지라도 금각에겐 소중한 동생이었을터. 손오공은 금각과의 싸움을 어떻게 마무리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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