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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사랑 - 뉴 루비코믹스 1035
쿠사마 사카에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우와앗.. 만화책 표지를 보며 두근거린 것도 오랜만일세~~ 왼쪽의 청년(하지메)가 오른쪽의 회사원(마히루)를 어찌나 사랑스럽게 쳐다보고 있는지. 표지만 봐도 두 사람의 성격이 딱 나오는 것 같다. 하지메는 순수하다 못해 천진난만한 성격이고 마히루는 약간의 츤데레랄까. 그게 또 마히루를 엄청 귀엽게 만드는 요소이긴 하지만...
스스로를 제법 수완이 좋은 영업맨이라 생각하고 있던 나카가와 마히루에게 어느날 새로운 거래처를 담당하라는 명령이 내려온다. 그곳은 금방이라도 망할듯한 부품공장으로 사장은 경영경험 제로의 천진난만 순진무구한 청년 오카자와 하지메이다. 혹시나 이게 권고사직을 의미하는 것인가 싶어 잔뜩 의기소침해진 마히루는 명랑쾌활발랄하기 그지없고 몸안에는 긍정마인드만이 있는 것 같은 하지메에게 화가 나지만 어느새 그런 긍정마인드에 휩쓸린 탓인지 서서히 하지메에 대해 호감을 느끼게 된다.
마히루라 불리는 자신의 여자같은 이름도 싫었고, 연하남자는 더더군다나 싫었다. 그런 마히루였지만, 자신을 이름으로 부르는 하지메가 싫지는 않다. 이런게 바로 인연이라구욧, 마히루씨!
『한낮의 사랑』은 두 사람이 사귀기까지의 과정보다는 사귀어가면서 생기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 물론 사귀기 전까지의 이야기도 있지만 그후의 이야기가 비중이 더 크단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두 사람 뭐 이렇게 빨리 사귀는거야, 라는 생각도 들겠지만 부자연스럽지않게 술술 넘어간다. 그런 묘미에다 마히루가 안고 있는 문제점도 하나둘씩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에, 아직 어린 청년이라 그런지 망상 + 오해 + 질투 삼종세트를 귀엽게 분출하는 하지메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마히루는 어른같은 느낌이 물씬 나는것에 비해 하지메는 소년같달까. 하지만 일에 있어서는 진지한 면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또한 자신들의 관계에 대해 숨기지 않고 분명하고 떳떳하게 밝히는 대목도 좋았는데, 이 장면에서도 어른스러운 마히루의 모습이 돋보였달까. (하지메의 아버지에게 이야기할 때) 반면 마히루의 아버지를 찾아갈 때는 몇번이나 거절을 당해도 꿋꿋하게 다시 찾아가는 마히루와 하지메의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웃음이 빵터지기도 했고. 하지만 제일 웃겼던 장면은 마히루의 아버지에게 겨우 인정을 받았던 자리에서 마히루의 발언이 아니었을까. 푸핫. 지금 생각해도 그건 아니잖아, 마히루씨. 너무 긴장했나봐. 뭐 그런 면도 사랑스러운 마히루였습니다만...
본문을 다 읽고 겉표지를 살짝 벗겨보면 속표지에 후기 만화와 후기가 있다. 요것도 또 하나의 재미랄까. 너무나 어른스러운 마히루의 상사 이가라시와 아이같은 하지메의 대면장면. 아, 정말 하지메도 귀엽다니까. 참, 그러고 보니 멋진 이가라시에 대한 이야기를 빼먹었군. 이분도 참 재미있으셨단 말야. 특히 딸이 시집간다고 하는 장면에서 이거 완전 진지한 장면인데 난 웃음이 터져버렸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진지 + 코믹함이 적절하게 어우려져서 작가의 감성이 물이 촉촉이 올랐단 느낌이다.
참 ! 또 하나더. 이 작품의 원제는 真昼の恋이다. 이거 완전 의미심장한 제목인데!! 真昼를 우리말로 해석하면 한낮, 대낮이란 뜻이 있지만 발음으로 보면 마히루, 즉 남자 주인공의 이름과 똑같은 발음이다. 즉 음으로만 생각한다면 한낮의 사랑, 그리고 마히루의 사랑이란 뜻으로도 읽힌달까. 마히루의 사랑, 이것도 좋은데? 역시 이것도 작가님의 물오른 센스! (좀 덧붙이자면 - 책에도 나오지만 - 마루히의 이름은 正午라고 쓰고 마루히라 읽는데 보통은 쇼고라고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