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노여움을 산 죄를 짊어지고 환생을 거듭하는 세셴과 아케토. 그들은 고대 중국에서 환생해 한 번 재회하고 사랑을 하지만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만다. 그들이 이번에는 로마군 지휘관과 게르만족 군인으로 다시 태어나 전장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세셴은 로마군 지휘관인 루키우스로, 아케토는 게르만인 안드레아스란 이름을 가지고. 이번 생에서는 서로가 적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이토록 기막힌 운명이 또 있으랴. 게르만인들은 로마군에게 패했고, 살아 남은 안드레아스는 포로로 끌려가 검투사가 된다. 자신만 살아남은 것에 대해 절망한 안드레아스는 삶에 대한 집착마저 잃은 상태이지만 끝까지 살아남으면 자유의 몸이 된다는 말에 다른 검투사들과 열심히 싸우기 시작한다. 한편 루키우스는 황제의 아들이 즉위하면서 황궁근위병에 속하게 된다. 전쟁의 신 마르스라고 불리던 인물이 근위병이 되자 몸살이 날 지경. 루키우스는 몰래 검투사로 싸우기로 한다. 검투사로서 만난 안드레아스와 루키우스는 처음에는 데면데면하지만 함께 싸우는 동안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아름다운 루키아스에게 뻗어오는 음험한 손길이 있었으니... 연인의 운명은 또다시 비극으로 치닫는다. 로마시대의 비극적 운명을 뒤로 하고 이번에는 중세 유럽에서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이번엔 독일이다. 세셴은 기사인 알폰스로, 아케토는 도적들의 수장인 레온으로 다시 태어났다. 역시 서로를 알아볼 길이 없는 두 사람은 처음에는 포로와 도적의 수장으로 만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서로에게 애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당시 독일은 왕위계승문제로 복잡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왕위계승과 관련한 문제로 알폰스에게 차츰 위험이 다가온다. 세셴과 아케토는 로마편과 중세 유럽편 모두에서 검사(劍士)로 환생했다. 물론 유럽편에서 도적들의 수장인 레온을 보고 검사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검을 잘 다루는 인물이니, 뭐 대충 그렇다고 치자. 캐릭터의 변화에 있어 흥미로운 것은 역시 세셴의 환생 모습이 아닐까 싶다. 여리여리한 신관에서 여성장신구를 만드는 장인으로, 그리고 이번에는 전쟁광인 검사와 기사로 태어났다. 도무지 세셴의 이미지와는 전혀 연이 닿지 않는 캐릭터로 환생한달까. 물론 물을 두려워한다거나 하는 점은 변함이 없지만. 아케토의 경우에는 중국편을 빼고는 로마편이나 유럽편에서 모두 칼잡이로 나오니 캐릭터의 변화가 그다지 크지 않은데 말이지. 그래서 세셴이 앞으로는 또 어떤 모습으로 환생할지 정말 기대된다. 음... 로마편과 중세 유럽편을 두고 보자면 난 로마편! 이쪽이 훨씬 더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그리고 결말부분도 더 마음에 들었고 말이지. 세셴은 중국편이나 중세유럽편에서 환생했을 때는 환생한 아케토를 이용하는 면도 있어서 그런 면은 좀 마음에 안들었다. 이집트편에서 완전 지고지순한 캐릭터였던지라 좀 놀라긴 했지만 그렇게 환생해 나가면서 점점 강한 캐릭터가 되어가는지도 모르지. 3권도 기대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