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sra 1 - 러쉬노벨 로맨스 145
Unit Vanilla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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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네 명이 모인 창작집단「Unit Vanilla」.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기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네 권이나 되는 노벨을 썼을까 하고 궁금했었다. 책 뒷표지를 읽어보니 사랑하는 이들의 환생에 관한 이야기. 난 개인적으로 환생이란 것을 어느 정도 믿는지라 이런 소재에 당연히 끌리고 만다. 그리고 그것의 중심에는 인연과 운명이란 것이 존재한다고도 믿는지라 첫 페이지를 읽으면서부터 무척 설렜다. 

일단 이야기는 현대에서 시작한다. 금색의 모래가 광활하게 펼쳐진 사막을 동경하는 렌은 우연히 교수님의 조카를 데리고 이집트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렌이 공항에서 만난 아트 디랙터 고쇼우란 남자와는 처음 만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새의 날개짓 소리같은 환청을 같이 듣게 된다. 도대체 무슨 인연인지. 렌은 고쇼우를 보면서 좋지 않은 감정을 느끼지만 이집트에 도착하기도 전에 그들은 사고를 당하고 만다. 

현대 이야기는 도입부만 나온다. 아마도 이들의 인연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도입부였다. 그리고 바로 고대 이집트 시대로 넘어가 이들의 첫인연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이들이 짊어져야 할 과업과 이들은 환생을 거듭해야 하는 이유도 이집트편에서 나온다.

이들이 살던 시대는 기원전 3,000년즈음으로 남부 이집트와 북부 이집트로 나뉘어졌던 시대였다. 렌의 전생은 세셴이라고 하는 신관, 고쇼우는 파라오의 아들 아케토이다. 어린 시절부터 늘 함께 했던 사이였던지라 무척 가까운 사이지만 신분의 차이와 같은 남자란 이유로 세셴은 아케토를 연모하는 마음을 속에만 담아 두고 있었다. 신전에서 늘 아케토를 위한 기도를 올리는 세셴의 마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는 의미였겠지. 아케토의 경우 파라오의 아들이지만 웬지 미움을 사고 있는 존재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티티란 소년은 신의 신탁을 받는 존재로 아케토에 대한 거짓된 신탁을 세셴에게 전해주는데 그 일이 이 둘과 티티의 운명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사실 티티도 아케토를 좋아했지만 어린아이의 질투에서 이런 큰일을 저질러 버린 것이다. 그리하여 신의 분노를 사게 된 세사람. 세셴과 아케토는 수없이 환생을 해야 할 운명이 되었고, 티티는 늙지도 죽지도 않는 몸이 되어 세상을 떠돌아야 할 운명이 된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흘러 고대 중국으로 배경이 바뀌었다. 렌은 아토(성인이 된 후에는 하홍련)이란 이름으로 태어났고, 아케토는 응아(성인이 되어서는 응준)이란 이름으로 태어났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술주정뱅이 아버지 밑에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 응아를 챙겨주는 건 아토뿐. 하지만 자신보다 더 똑똑한 응아를 보면서 아토는 질투를 느끼게 되고 결국엔 고향을 등지고 만다. 여성의 장신구를 만드는 일로 성공을 거두게 된 아토는 고관대작이 된 응아와 재회하게 된다. 홍련은 응준의 재물과 권력을 이용해 장인으로서의 성공을 거두어 가게 된다. 하지만 응준이 병을 앓게 되고 그후 응준은 홍련에게 아무말 없이 먼곳으로 떠나버리게 된다. 홍련은 응준을 찾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결국 재회하지만....

이들의 운명은 철저하게 비극적이다. 만약 전생에서 사랑을 이루었다면 이들은 다시 환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전에 신의 분노를 사지 않았더라면 이들에겐 환생이란 것이 필요없었을지도 모른다. 한 번의 실수는 가혹한 벌이 되어 이들을 짓누른다. 신의 분노는 그토록 컸던 것이다. 

이들은 환생을 하면서 전생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렸다. 유일한 증거는 세셴에겐 연꽃 모양의 점이, 아케토에겐 매모양의 점이 신체 어딘가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셴이 환생을 하면서 얻은 이름은 전부 蓮(연꽃 연, 이를테면 현생의 렌, 중국의 홍련)이란 단어와 연관된 이름이 많은가 보다. 아케토의 경우 호루스의 가호를 받던 인물이라 매 모양의 점이 있는데 응준이란 이름을 보면 鷹(매 응)자가 들어가 있다. 음, 그리고 둘을 이어주는 것 중에는 티티란 존재와 라피스라줄리라는 보석도 있다. 이 라피스라줄리가 모든 일의 원인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들이 있는 곳엔 이 라피스라줄리가 꼭 나타난다는 것도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티티는 신탁을 받을 능력도 잃고 말도 잃어버렸지만 이들을 알아볼 수 있으며 사람의 마음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이 환생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나타나 이들을 이어주려고 하지만 고대 이집트에서 현세까지 이들을 따라다니는 걸 보면 거의 5,000년동안 환생을 거듭하고 있단… (쿨럭)      

음. 마지막으로 작화에 대해서. 엔진 야미마루의 그림 참 멋지다. 이집트 신관인 세셴의 모습도 파라오의 아들 아케토의 모습도 멋졌고, 홍련의 비겁하고 신경질적인 면이 보이는 얼굴과 모든 걸 감싸안는 응준의 너그러운 얼굴도 참 좋았다. 근데 현세의 이들은... 렌은 전생의 얼굴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아케토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 현세가 가장 별로인듯한. (푸핫) 그래도 작화 자체가 섬세해서 무척 마음에 들었다. 환생을 통해 변해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전생의 모습도 살짝 드러나게 그려야 했을테니 캐릭터 설정을 하면서 무척 고심이 많았을 듯 싶다. 그래서 스토리와 작화가 무척 잘어울리는가 보다.

2권에서는 과연 어떤 인연으로 이들이 만나게 될까.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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