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시지 료코의 괴기사건부 2 - 도쿄 나이트메어(절판 예정)
다나카 요시키 지음, 김진수 옮김, 카키노우치 나루미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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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집안, 학벌. 뭐하나 빠지지 않는 여성경찰관료 야쿠시지 료코 경시. 그녀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방약무인, 안면몰수, 안하무인이란 나쁜 성격이겠지만 그것을 스스로 단점이라 생각하지 않으니 주위 사람이 아무리 성격이 나쁘다고 우겨도 소 귀에 경읽기나 다름없다. 경찰이란 권력을 남용해서 수사할 권리를 갖는 것이고, 그녀보다 높은 곳에 있는 상사들은 그녀가 저지른 짓을 수습하고 덤터기를 쓰는 자리에 있는 사람일 뿐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야쿠시지 료코를 거스를 자는 아무도 없다. 오죽하면 드라큘라도 피해간다는 말의 준말인 '드라피해 료코'란 별명도 있을까. 내가 보기엔 드라큘라가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추종하는게 맞을지도. 료코에겐 마성(魔性)이 있으니까.  

각설하고. 본편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행복가득한 결혼식장이 갑자기 아수라장이 되어버렸다. 그도 그럴것이 하늘에서 시체가 뚝하고 떨어진 것이니. 그리고 하늘에는 수상쩍은 그림자가... 야쿠시지 료코와 그녀의 충실한 종복(?)인 수상한 그림자를 쫓는다. 하지만 수사에 제대로 착수하기도 전에 경찰 조직 내에서 압력이 들어온다. 물론, 야쿠시지 료코는 그런 것에 신경쓸 사람이 아니다. 일단 수사하고 싶으면 한다는 주의니까. 야쿠시지 료코는 자신의 아버지 회사의 막강한 힘을 이용해 사건 수사에 나서는데...

이 에피소드에서 재미있는 건 역시 료코와 유키코의 연합이다. 서로 앙숙일대로 앙숙인 사이가 이번 만큼은 협력체제에 돌입한다. 극과 극인 성격의 두 여성을 한번에 보는 것도 또하나의 재미였달까. 게다가 물에 폭삭 젖어서 기묘한 분장까지 해야했던 유키코를 생각하면, 솔직히 안되기도 했지만 웃음부터 난다. 그런 똑부러지는 여성이 망사스타킹에 등등등이라니. 이번 에피소드가 아니면 절대 볼 수 없을 유키코의 모습이다. 또한 재키라는 여장남자의 존재도 무척 흥미로웠다. 그 역시 고급관료였다니. 도대체 료코의 마수(?)는 어디까지 뻗어 있는 것일까. 정말 마성의 소유자야.

도쿄 나이트메어는 그리스로마 신화 속 환수들이 대거 등장한다. 히드라, 에키드나, 고르곤, 미노타우로스까지. 어허참, 도쿄 어느 구석에 숨어 계시었소, 다들. 어쨌거나 2권 토쿄 나이트메어는 수상쩍은 재무성 미타 분실의 비밀을 캐내는 동시에 그곳에 몰래 침입해 진실을 파헤치자는 료코의 주장대로 료코, 이즈미다, 유키코, 레오콤 네명은 재무성 미타 분실 통칭 판데모니움으로 들어가 벌이는 이야기이다.

근데 환수가 등장한다는 건 그걸 부리는 사람이 달리 존재한다는 것. 즉 흑마법을 사용하는 사람도 등장한다. 일본인 흑마법사라는 게 좀 비디오상으로 그려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뭐 대충 납득했소. 근데 도대체 그런걸 다 꿰뚫어보는 야쿠시지 료코가 난 더한 마법사로 보이니... 그랜드 마스터급 마법사? (푸힛, 별 생각을 다하는군, 나도)

여전히 료코의 성격은 변함없고 - 오히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는다. 신념이 있어, 암만 - 이즈미다 경부보가 고생하는 것도 여전하다. 하지만 나름대로 분위기 좋은 그런 모습도 보이기도. 특히 인간의자로 이즈미다를 활용하는 걸 보면서 혹시 료코가 이즈미다를 남성으로 마음에 들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지만, 료코의 성격상 절대 그럴리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져 본다. (그럼 이즈미다는 더욱더 고생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경찰이 등장하는 노벨이다 보니 일본 경찰을 잘근잘근 씹어주시는 전개도 역시 변함없다. 오히려 이것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같은 밥을 먹고 사는 동료일테지만 파벌과 소속으로 나뉘어 으르렁대는 꼴이라니. 일본 경찰의 능력에 비해 검거율이 떨어지는 것이나 미해결 사건이 많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란다. 하긴 1편 마천루편도 보면 고급 경찰 간부라면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는 회의주의자로 나왔으니 말 다했으려나. 그래도 이렇게 통쾌하게 씹히는 걸 보니 기분은 참 좋더이다.
다음 이야기는 파리가 배경인 모양인데, 야쿠시지 료코가 파리에 있었을 때의 이야기인가? 그럼 혹시 이즈미다는 안나오는겨? 난 이즈미다 무척 맘에 들던데.... 하여튼 3권도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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