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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장미빛이다
혼마 아키라 지음, 손해정 옮김 / 인디고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오호라, 표지만 봐도 답 나온다. 리맨물! 내가 좋아하는 리맨무울~~~ (유후~)
음.. 그러고 보면 이제껏 읽은 혼마 아키라의 작품 중에 평범한 회사원이 등장하는 건 이게 유일할지도!? 전작에서는 각각 마피아, 야쿠자, 의사, 검사 등등이 나왔다. 의사나 검사도 봉급쟁이들이긴 하지만 전문직에 속하니까 살짝 제외하면 정말이지 진짜 일반인, 회사원은 첨이다. 두근두근두근~
거대 보험 회사 영업부 직원인 미야모토는 상관인 히무로 부장을 짝사랑하지만 드러낼 수도 없는 처지. 그도 그럴 것이 우연히 회사 사장이 히무로의 전(前) 애인이었으며 지금도 그를 못잊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 그 첫번째 이유고, 두번째 이유는 아무래도 실적같은 면에서 성과를 잘 올리지 못하는 불량 사원이기 때문이기도 하렷다. 리맨이라면 역시 일 잘하는 리맨이 최곤데, 쩝. 그런 면에서 미야모토는 좀 자격이 부실하달까. 그래도 꽤나 성실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지만 회사는 아무래도 성과가 중요하니까.
불타는 짝사랑의 나날을 보내는 미야모토는 외국에 나가있던 사장이 잠시 귀국해 히무로를 미국으로 데려가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미야모토에 라이벌 의식을 살짝 느끼고 있는 사장은 히무로와 있는 모습을 의도적으로 어필한다. 그 모습에 충격받고 몸져 누운 미야모토. (근데 미야모토군, 당신의 유일한 무기는 강철체력이 아니었소?) 미야모토를 문병 온 히무로는 열에 달뜬 미야모토에게 자신의 마음에 담아둔 마음을 고백하지만 미야모토는 그게 모두 꿈인줄 안다. 그렇게 아차! 하는 순간에 사장에게 히무로를 빼앗길 뻔한 미야모토였지만, 진상을 알게 된 후 히무로를 붙잡는데 성공, 둘은 그후로 비공식(?) 연인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도 얻었겠다, 순풍만범의 나날을 보낼 줄 알았던 미야모토. 하지만 히무로를 노리는 사람이 또 있었을 줄이야. 일과 사랑에 있어서의 새로운 라이벌 등장은 미야모토에게 큰 압박을 준다. 게다가 커다란 일거리를 맡겨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라는 히무로. 미야모토는 제풀에 사표를 던지려고 하지만 히무로의 말에 마음을 돌린 후 자신의 능력을 히무로에게 보여주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하지만, 음험한 라이벌의 꿍꿍이에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인생은 장미빛이다』는 토끼 남자, 호랑이 남자 풍의 코믹한 작품이다. 물론 그것보다 덜 웃기고, 미야모토의 성공이 운이 너무나도 많이 따랐다는 게 좀 흠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꽤나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히무로만 보면 헤실헤실 정신줄 놓고 사는 바보같은 미야모토를 보는 건 좀 고역이었지만, 나름대로 귀엽긴 했다. 또한 차가운 유리인형같은 히무로는 전형적인 쿨뷰티 타입이랄까. 히무로가 마음에 든 이유는 딱 하나다. 미야모토의 능력을 믿는다는 것, 그리고 약속을 믿는다는 것. 물론 미야모토가 핀치에 몰렸을 때는 돌아서려고 갈등하긴 하지만 대체로 심성이 곧은 남자라서... 약해 보여도 꽤 강하단 말이지, 이런 타입은. 어쨌거나 순전히 자신의 능력으로만 성공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런 기회와 운을 만나는 것도 어쩌면 미야모토만의 능력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캐릭으론...아, 그 영감님 참 멋졌어. 게다가 제일 마지막 페이지에서 열쇠까지 준비해주시는 센스~~ (푸하하하핫) 그리고 미야모토의 동기 사원인 그 남자. 이름이 안나왔던가... 기억을 못하는 건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도 꽤 괜찮은 캐릭이었지. 영감님의 비서도 괜찮았고... 딱 하나 아오키만 재수없었지. 사장도 나름 괜찮았으니.
매력적인 캐릭터와 중간중간 빵빵 터지게 만드는 유머 코드. 스토리 자체는 좀 올드한 편이지만 가벼운 기분으로 읽는 데에는 아주 적합한 만화였다. 아, 근데 궁금한 거 하나. 혼마 아키라의 캐릭터는 앞머리가 눈을 죄다 가리거나 이마를 훌떡 까거나 둘 중 하나인가... 이마를 훤하게 드러낸 미야모토, 적응이 좀 안됐다나 뭐라나. 하여튼, 귀엽고 즐겁고 유쾌한 사랑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