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제복, 혹은 교복에 모에하는 성향이 있는지라 - 특히 가쿠란 -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근데 역시 아직도 난 우메타로의 그림에는 적응이 안된다. 뭐랄까, 미숙한 듯한 그림이랄까. 때론 균형이 맞지 않기도 하고, 표정이 어색하기도 하고, 근데도 이상하게 가끔 땡긴단 말이지. 에휴, 어쩌겠나, 그럴 땐 읽는 게 정답일지도..
작화면을 좀더 이야기하자면 야기는 고교생 시절이나 어른이 된 모습이 어느 정도 매치가 되는데, 코타니는 고교생에서 어른이 되니 적응 불가. 이렇게 귀여웠던 녀석이 크니까 뭐랄까 좀 징그러워졌다. 푸핫.. 예쁜 사랑이야긴데 역시 작화가... 따라주지 못하니 좀 안타깝달까. 캐릭터는 우메타로의 작품에 나오는 전형적인 캐릭터들. 공은 강공, 수는 외유내강형이랄까. 코타니가 혼자 끙끙 앓는 모습이나 퍼뜩하면 눈물 방울방울은 우메타로 작품에 나오는 수 캐릭터들의 공통점일지도. 뭐 고교생이니 좀더 납득해줄까나. (笑)
야기와 코타니 커플 이야기는 시리즈가 있던 모양이다. 이 앞에도 한 권이 있는 모양인데 모르고 이것 하나만 샀다는. 근데, 앞 이야기를 몰라도 2권만으로도 충분히 내용 파악이 된다. 아마도 앞에 나온 이야기는 두 사람의 첫만남에서 연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아닐까 하고 짐작을.. 뭐 이 책 한권으로도 400페이지나 되니 충분해, 암만. (문고본이라 사이즈가 무척 작긴 하지만)
코타니는 수험을 준비하는 고교 3년생으로 여러모로 모범생이라 해도 좋을 녀석이다. 그에 비해 야기는 좀 거친 면이 있는, 어른들이 보기엔 불량학생이다. 이런 아이들이 어떻게 연인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의외로 서로 많이 다른 사람들끼리 매력을 느끼기도 하니까. 어쨌거나 순조롭게 사귀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어느 날 야기의 옛연인이 나타나게 된다. 야기보다 연상의 그녀는 야기에게 신세를 지는 등 코타니의 입장에서는 불안하기만 하지만, 야기와 자신의 마음을 믿는 것 하나로 그 시간을 극복해 가고 있다.
하지만 졸업까지 반년도 남겨지지 않은 상황에서 야기는 학교를 그만두게 되고, 코타니와 야기는 그 문제로 갈등을 일으키게 된다. 사랑의 도피라도 할래? 라고 씁쓸하게 묻던 야기에게 그렇게 하자는 코타니의 대답은 야기를 더 힘들게 할 뿐이다. 이제까지 곱게 자라온 코타니에게 그런 선택을 시키긴 싫었겠지. 이렇게 야기는 학교를 떠나고 코타니는 남은 학교 생활에 전념하며 야기를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두 사람의 사랑이 쉽지 않은 건 뻔한 일이다. 무엇보다 아직 독립하지 못한 미성년이란 것, 그리고 남자 끼리란 것은 사회적으로 용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물 많고 약하디 약할 것 같은 코타니는 자신의 아픈 마음을 꼭 다잡고 자신이 독립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현명한 방법이지만 그게 얼마나 아플지는 상상이 충분히 된다. 하지만 야기의 아버지 앞에서 야기와 자신의 사이를 선언하는 코타니를 보면 어떤 면에서는 대견스럽기도 하다. 이미 충분히 많은 생각을 했다는 증거니까.
만약 고교생의 이야기로 끝났으면 그다지 매력이 없었을텐데, 이 작품은 야기와 코타니가 성인이 된 후의 이야기까지 나온다. 물론 그 부분이 짧기는 하지만. 아마도 둘은 몇 년을 꾹 참고 자기 자리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멋진 어른이 된 두 사람. 그들이 있을 장소는 역시 상대의 마음속 뿐이다. いつどこで何をしててもお互いの胸の中がぼくらの居場所 라는 코타니의 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