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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연인
무라카미 사치 지음 / 인디고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무라가미 사치의 책은 예전에 원서로 읽은 적이 한 번 있는데, 제목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포로(とろこ) 뭐시기란 책이었다. 아마도 우리나라엔 번역이 안되어 나온 것으로 아는데, 하여튼 그 책은 BL물 뿐만 아니라 다크 판타지 풍의 작품, 가족 이야기를 담은 순정만화 풍의 작품이 섞여 있었다. 그래서 원래 그런 작가인가 보다 라고 생각하고 그다음엔 관심을 별로 갖지 않았는데, 요 책은 책 표지가 귀여워서 사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 정확히 말하면 모에 포인트랄까 - 가쿠란에 의사 가운. 모에롭다, 몽로워. 사실 작화는 그다지 좋은 작가는 아니지만, 되게 순수해 보이게 그린달까. 하여튼 이번 작품도 그런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작품들이었다.
표제작이자 첫번째 실린 단편인 <목요일의 연인>은 10살 차이가 나는 사촌간의 이야기이다. 요우지는 치과의사, 세이는 고등학생이다. 화과자 가게를 물려받는 게 싫어서 밖에서 혼자 사는 요우지에게 세이가 찾아온다. 사실 요우지는 세이가 어렸을때 부터 좋아하고 있었단다. 윽. 쇼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쇼타와는 다르다. 그저 세이가 좋으니까 어릴 적부터 좋아했다고 보는 게 맞을지도. 음, 하여튼 내가 그다지 좋아하는 설정이 아니라서 이야기는 여기서 패스.
<가르쳐줘, 사랑이든 연애든>은 고교생 X 선생님이 학식오빠 X 선생님으로 다시 만난다는 설정. 학식오빠가 무었이더냐. 우리말로 하면 급식 오빠쯤 되려나. 아마키가 고교생일 때 화학 선생님과 서로 좋아하는 사이였다. 고교를 졸업하면 더 자유롭게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졸업식날 선생님은 "자신은 교복입은 아이에게만 관심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그러나 여전히 선생님을 잊지 못하던 아마키는 선생님과의 재회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찬스를 만들어 간다. 사실 난 이 선생님이 어린 애들만 좋아하는 사람인줄 알았더니, 무지무지무지무지 순진한 사람이었군. 푸핫. 나이 차이가 10살이나 된다는 것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꽁꽁 숨겨왔다니... 선생님, 참 귀여웠어요.
<밤, 그대의 꿈을 꾸다>는 리맨물. 아흑. 내가 좋아하는 리맨물. 서로 밀고 당기는 두 사람의 이야기랄까. 딱히 극적인 전개라든지 이런 건 없는데, 은근 귀여운 사람들. 그러고 보니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어느 부분이든 귀여운 구석이 있는 듯.
<옆집의 그사람>부터 <그 후의 옆집 사람들>은 주욱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제일 마음에 들었달까. 재택 디자이너인 아리마와 옆집 남자의 애인이었던 사에키의 만남에서 사랑이 이루어지는 과정까지, 그리고 그 후의 이야기까지 이 커플도 참 귀여웠다는... 무라카미 사치의 그림은 어떻게 보면 초보자가 그린 그림같은 느낌이 들어서 순수해 보인달까. 그래서 귀여워 보였나? 하여튼 사에키를 이해하고 감싸주고 아껴주는 아리마를 보면서 나도 이런 남자를 만나면 참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해버렸다. 푸핫.
아, 하나 빠뜨릴뻔 했군. 아리마 머리 묶은 모습도 머리를 풀고 정장을 한 모습도 참 좋더라~~ 머리카락을 반만 묶은 남자가 이렇게 귀여워 보이다니, 내가 그동안 BL에 굶주렸었나.... 는 아니고, 원래 내 취향이다. 난 머리를 묶은 게 예쁜(?) 남자를 좋아하는 경향이. 물론 2차원 한정이지만! 블*치의 렌지도 그래서 좋아하잖아!!!!
순진한 모습의 캐릭터들의 아기자기 알콩달콩 귀여운 러브 스토리. 나쁘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