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남자 호랑이남자 1 - 뉴 루비코믹스 965
혼마 아키라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혼마 아키라의 작품은 이제껏 딱 두 권을 읽었는데, 두 권 다 몹시 마음에 들어 혼마 아키라는 내게 있어 호감도 급상승의 작가가 되었다. 먼저 읽었던『최후의 초상』과『사랑이 신을 죽일 때』는 진중하면서도 약간 무거운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 작품은 완전 빵빵 터지게 만들더이다. 물론 이 사실에 대해서는 다른 분의 리뷰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읽어 보니 완전 내 타입의 만화였다. (아흑, 부녀자 가슴에 불을 지르는 만화는 아니였지만, 요런 분위기의 발랄한 작품도 좋다니까)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외과의사 우즈키는 어느 날 밤 총상을 입은 한 남자를 우연히 목격하게 된다. 지혈이라도 해줄까 싶어 옷을 벗겼더니, 어이쿠야, 야쿠자님이셨습니다. 원래 겁 많고 소심한 성격이라 일단 죽지 않을 정도로 지혈을 해주고 잽싸게 도주하던 우즈키는 그래도 의사인지라 약을 챙겨들고 다시 돌아와 야쿠자의 총상의 소독과 봉합을 끝내고 다시 잽싸게 도주.
 
다음날, 병원에 떠억 하니 나타나신 야쿠자. 어젯밤 혼미한 정신 속에 우즈키를 '스즈키'로 잘못 알아듣고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천사를 찾으러 나타나신 것이었다. 그 여성에게 한 눈에 반했다는 야쿠자 노나미.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우즈키는 입 꾹 다물고 모른척 하려 했지만, 이거 웬일, 노나미의 부하가 위장입원까지 하게 된 것 아닌가. 

언제 들킬까 싶어 두근반 세근반 하던 우즈키의 살얼음판 같은 나날들. 그러나 위장된 평화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으니... 이 야쿠자 노나미님께서 우즈키에게 새삼 반하신 것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호랑이 문신 야쿠자 X 겁많은 토끼같은 의사 선생님의 이야기. 

아, 정말이지. BL물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키득키득 거리고 웃었다. 특히 토끼와 호랑이로 변신한(?) 모습의 두사람을 보면 웃음이 빵빵 터진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다 했다니. 작가의 상상력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물론 동물로 의인화한 사람이나 동물귀 + 동물 꼬리를 달고 나오는 캐릭터들은 본 적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재미있지는 않았다. 그런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의 경우 대부분이 섹시함을 강조하기 위해 그런 설정을 했지만, 이건 코미디를 위한 설정이었달까. 

게다가 이제까지의 근엄한 캐릭터의 표정은 어딜 가고 - 최후의 초상에 등장한 마피아의 얼굴과 이 작품에 등장한 야쿠자의 얼굴 차이 - 이렇게 웃긴 표정이 연달아 나오는지. 코믹한 부분이 많지만 스토리의 중심은 잘 잡혀져 있다. 게다가 노나미의 진심도 잘 담겨져 있고. 토끼 선생은 무서워서 벌벌 떠는 장면이 많지만, 노나미의 경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달까. 그런 것도 또 하나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지.

토끼같은 의사 선생을 좋아하게 된 호랑이 문신의 야쿠자의 이야기와 야쿠자 내부의 후계자 다툼 문제까지 잘 혼합시킨『토끼 남자 호랑이 남자』제 1권. 처음에는 노나미가 무섭기만 했지만 점점 그에게 마음이 기울어져 가는 토끼 선생 우즈키의 변화와 남자 취미, 어린아이 취미는 없다는 야쿠자 노나미가 순수한 우즈키를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이 찡하게 다가온다. 

뒤에 수록된 단편은 아주 머리 좋은 꼬마와 그보다 나이가 16살이나 많은 결벽증 형의 이야기인데, 요건 사실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음. 토끼와 호랑이가 너무 재미있어서 그랬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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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10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맞아요 이 작품은 정말 발랄하죠. 처음에 놀랐답니다. 내가 아는 혼마 아키라님 맞는가 해서. :)

스즈야 2011-04-11 01:33   좋아요 0 | URL
이런 분위기 참 좋더라구요. 인생은 장미빛이다도 비슷한 분위기여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