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 뜬 달 : 바닷마을 다이어리 2 바닷마을 다이어리 2
요시다 아키미 지음, 이정원 옮김 / 애니북스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카마쿠라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코다家의 세자매는 오래전 집을 나간 아버지의 장례식에 가서 이복동생 스즈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마저 사망한 지금 스즈에게 남은 가족은 한 사람도 없어 코다 家 자매는 스즈를 카마쿠라로 데려오게 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스즈와 세언니의 새로운 생활.  바닷마을 다이어리 그 두번째 이야기.

2권의 첫번째 이야기 <꽃아래 숨은 뱀>은 둘째언니 요시노와 사귀던 후지이 토모아키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유복한 가정이지만 부모의 싸움과 불륜을 보면서 성장한 토모아키의 이야기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사실 남보다 가족에게 받을 수 있는 상처가 더 크고 아프다.

<두 사람, 그리고...>와 <흩날리는 벚꽃아래>는 스즈가 속해있는 주니어 축구단인 옥토퍼스의 주장이었으나 종양으로 인해 다리를 절단하게 된 유야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최고의 선수였으나 병으로 인해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만 했던 유야의 재활과정과 그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실 자신의 신체의 일부와 재능을 잃어버린다는 건 견딜수 없이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유야는 힘겨운 시간을 제법 잘 버텨내고 있다. 하지만 때로 지나친 걱정이 상대를 더 힘들게 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스즈. 유아에게는 자신의 상처를 스스로 극복해 낼 시간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한낮에 뜬 달>은 코다 家 세자매의 어머니와 관련한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집을 나간 후, 세자매를 두고 재혼한 어머니가 오랜만에 카마쿠라로 돌아온다. 하지만 첫째 사치는 여전히 어머니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숨길 수 없다. 하지만 사치는 요시노와 치카의 반응을 보면서 이제껏 너무 자신만의 감정을 앞세웠다는 걸 깨닫게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2『한낮에 뜬 달』은 언제나 그자리에 있지만 우리가 쉽게 눈치채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곳에 있는 건 알지만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기 때문에 놓치고 사는 것들이랄까. 이런 것들은 내 입장에서만 상대를 바라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 많다. 때로는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이런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첫째 언니 사치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토모아키도 겉으로 보기엔 불량스러운 청년이었지만 알고 보니 나름대로의 아픈 사연이 많았고, 유야 역시 나름대로 잘 극복해오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역시 힘들어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런 것은 남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가족이기때문에 내가 다 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도 많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인연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조금씩 치유해 나간다. 이복언니들과의 새로운 삶을 시작한 스즈도 아버지의 배신과 어머니의 재혼으로 힘들어한 스즈의 세언니도, 가족때문에 힘들어 한 토모아키도, 다리를 절단한 채 살아가야 하는 유야도 그들을 바라봐 주고 걱정해주는 마음 따뜻한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들의 상처입은 마음을 조금씩 보듬어 간다. 이런 과정들은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감동을 전해준다.

때로는 웃음을 던져주기도 하고, 때로는 곰곰히 우리네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도 만들고, 때로는 사소한 일들로 감동을 전해주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몇번을 읽어도 똑같은 장면에서 웃게 되고 똑같은 장면에서 찡해지는 느낌을 받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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