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해 크툴루 신화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2
모리세 료 지음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러브크래프트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라면, 러브크래프트의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이라면 크툴루 신화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속에는 다양한 외계의 신이나 고대신들을 비롯해 다양한 마술서등이 등장하는데, 그 모든 것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바로 이 크툴루 신화이다. 이 크툴루 신화는 러브크래프트와 그와 친하게 지냈던 작가들이 창조해낸 가장의 신화체계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정말로 실재하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섬뜩함이 들 정도로 정교한 체계를 가진다. 이런 정교한 짜임새의 크툴루 신화를 체계적으로 해설한 것이 바로 이『도해 크툴루 신화』인데, 러브크래프트의 책을 접하지 못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크툴루 신화를 채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고, 이미 읽은 사람이라면 자신이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더욱더 자세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구성은 총 4장으로 나뉘는데, 1장은 크툴루 신화에 등장하는 다양한 외계의 신들과 고대 종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크툴루, 아자토스, 니알라토텝, 요그 소토스, 슈브 니구라스, 다곤(데이곤) 등에 대한 설명이 삽화와 함께 등장한다. 또한 여기에 등장하는 외계의 신들과 고대 종족들 간의 상관도도 나와 있는데, 이것을 통해 이들 사이의 관계가 우호적이었는지 적대적이었는지, 군림인지 종속인지에 대한 관게도 잘 알 수 있다.

2장은 금단의 책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러브크래프트라고 하면 역시 네크로노미콘을 빼놓을 수 없다. 네크로노미콘은 가상이지만, 이 책이 실재한다고 믿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유명한 책이니까. 금단의 서적에 관한 부분은 꽤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데 이 책들을 누가 소장하고 있는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그림도 나와 있다. 또한 이 책들에 관한 설명을 읽다 보면 어느 작품에 나왔던 것인지도 알 수 있는데, 나 역시 이미 읽었던 작품 속에 나온 인물들의 이름과 그들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다시 작품 내용을 떠올리게 되는 등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또한 작품 속에서 언급되는 정보로는 좀 아쉬운 부분도 있었으나 이 책은 좀더 자세한 설명이 되어 있기 때문에 더 만족스러웠다. 이는 이 책 전체에 공통되는 사항인데, 각 항목에서 작품 이름까지는 거론되지 않더라도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어떤 작품인지 곧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3장은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장소에 관한 장이다. 이 장소들 중에는 러브크래프트의 후예들이 창조한 장소도 나오곤 해서 더욱 흥미로웠다. 러브크래프트의 작품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곳은 역시 미스캐토닉과 아캄, 인스머스, 던위치 등인데 이외에도 많은 장소가 언급되어 있다. 이 책에서 가장 분량이 많은 장이 3장이기도 한데 이는 북미대륙 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아시아, 아프리카, 극지방 등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대륙과 바다를 포함해 우주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우주는 화성이나 토성, 명왕성 같은 우리가 잘 아는 행성을 비롯 창조된 우주까지 설명한다. 또한 꿈속을 통해 갈 수 있는 드림랜드도 소개되어 있는데, 내가 아직 드림랜드 편의 이야기를 읽지 못해서 조금이나마 그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 볼 수 있었다.

4장은 금단의 지식에 손을 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러브크래프트 본인 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이나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나오는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로버트 해리슨 블레이크 편에서는 러브크래프트와 로버트 블록이 자신의 소설속에서 상대방을 죽이는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중 <어둠속을 헤매는 자>가 어떤 이유로 집필되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어서 더욱 재미있었다.

100가지가 넘는 키워드로 크툴루 신화에 대한 해설을 접할 수 있는『도해 크툴루 신화』는 크툴루 신화에 대해 다양한 각도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흥미로운 책이다. 특히 자신이 읽었던 작품속에 등장하는 외계의 종족이나 고대의 신을 비롯해 각 작품의 주인공이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며, 도해와 도식을 통해 이해가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주었다. 하지만, 좀 아쉬웠던 부분은 역시 작화 부분이 아닐까 한다.  


 

위의 그림은 각각 한국판 표지와 일본판 표지 그림이다. 둘 다 크툴루를 묘사하고 있는데, 한국판 표지를 보면서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도대체 이게 크툴루라고? 물론 일본판 역시 그다지 완성도가 높지는 않으나 한국판 보다는 좀 낫다. 한국판 그림은 옛날에 그려진 조악한 괴물 만화에나 등장할 법하다. 차라리 표지 그림을 바꾸지나 말지. 표지 그림에서 실망, 그러나 본문 그림도 역시 실망이다. 어떻게 보면 순정만화체 그림같은 괴물들이 주르륵 등장해서 무서움이라고는 털끝만치도 없다. 특히 난 니알라토텝에 엄청 많은 기대를 걸었는데, 내가 상상하던 니알라토텝은 어디로 가셨는지... 작화에만 좀더 신경썼더라면 200% 만족이었을텐데, 작화 때문에 100% 만족은 커녕 80%정도 만족이다. 그나마 책 내용이 받쳐줘서 이 정도로나마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사진출처 : 한국판 책(左), 일본판 책 표지(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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