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러브 2 - 뉴 루비코믹스 990
니시다 히가시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정치가의 비서인 신카이 타카히로는 미국 방문 중 마피아 조직에 납치되었다. 타카히로를 감시하고 있는 건 마피아 조직의 피래미 잭이란 남자. 타카히로는 잭과 함께 지내는 동안 그에게 조금씩 끌리기 시작한다. 조만간 자신을 구해주리라 생각했던 양부는 타카히로를 모른체하는 상황에서 잭은 오히려 타카히로를 보내주려 한다. 우여곡절끝에 마피아의 손에서 벗어난 타카히로는 일본으로 돌아가면서 잭에게 일본으로 오라고 권하게 된다. 잭은 잠시 망설이다 타카히로를 따르기로 하고 일본으로 오게 되지만, 타카히로는 일본에 도착한 잭에게 매정한 태도를 취하고 만다.

납치와 감금이란 상황을 겪으면서 가까워지긴 했지만 그건 그때만의 감정이었을까. 타카히로는 막상 일본에 온 잭을 보면서 당황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잭의 입장에서는 타카히로만 믿고 일본으로 왔으니 그런 타카히로의 태도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화도 나기도 한다. 한편 비리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양부때문에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는 타카히로는 그것을 구실로 잭을 멀리하고 있다.

잭은 일본어를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일본에서의 생활에 차츰 적응해나가지만 자신을 대하는 타카히로의 태도가 불만이다. 결국 몇 번의 다툼이 있게 되고 잭은 미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을 한다. 그러나 그때 타카히로의 양부가 자살하고 마는데...

『LIFE, LOVE』2권은 일본에 온 잭에게 매정한 태도를 취하는 타카히로와 그런 타카히로에게 실망과 당황스러움을 느끼는 잭의 갈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멀어지면 보고 싶고, 가까이 하기엔 자신의 입장이 용서가 되지 않고, 타카히로는 그런 상태랄까. 게다가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온 양부에 대한 마음도 타카히로를 갈등하게 만드는 한 요소가 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이런 타카히로의 태도가 좀 짜증스러웠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해가 되기도 하는 것이 미국에서의 상황이란 것이 애매모호한 구석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목숨이 간당간당하는 어려운 시간 속에서 자신을 지켜주고 돌봐준 것이 잭이기 때문에 끌린 것인지, 정말 잭이 좋아서 끌리게 된 것인지 스스로 판단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잭의 경우 자신의 마음을 확신하고 왔건만 타카히로는 이런 애매한 태도만을 취하니 당연히 화가 나겠지. 이런 잭을 돌봐 주고 이 둘의 사랑을 엮어 주는 건 룸메이트 존과 케리이다. 사랑이란 것에 대해 누군가가 조언을 해주기는 참 어려운 부분이 많지만, 이들이 없었더라면 잭은 일본 생활에 적응도 못했을 것이고, 타카히로의 태도에 실망해 그냥 미국으로 돌아가 버렸을 수도 있으니까.

타카히로의 제일 큰 문제점은 양부였다. 자신의 위에서 군림하던 양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질질 끌려다닌다고 할까. 그런 타카히로가 아버지의 망령을 떨치고 일어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잭이 취한 방법밖에 없었을 것이다. 상징적인 행위일지라도 그것을 통해 예전의 타카히로는 죽고, 새로운 타카히로로 태어났으니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기자신으로 우뚝 섰으니까. 안그랬으면 타카히로는 영원히 양부의 망령에 잡혀 살았을 것이다.

결말부를 보면서 한숨을 깊게 내쉰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해피엔딩이니까. 사건 후 1년 만에 다시 만난 그들. 이젠 더이상 서로를 피하지도 숨어 있지도 않을테니까. 이제 이들에게는 사랑하며 살아갈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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